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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운동장

by 김추억

엄마가 살아계시는데
나는 엄마를 두고
엄마를 찾는 여정을 떠났어요.
엄마가 어린 시절 뛰놀았던 동네 한 바퀴를 돌았고,
엄마가 다닌 학교 운동장 담장에 핀 장미를 보았어요.
인생의 운동장 속에서 엄마는 어떻게 달리셨길래
저리 아프신 걸까요.
여린 엄마의 발목을 누가 자꾸 걸어서
엄마는 달리다가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고
팔꿈치에 돌이 박이고
모래 몇 알 입안에 들어와 삼켰을지도 몰라요.
엄마의 꿈도 함께 철푸덕 내동댕이 쳐져 흩어진 운동장,
운동장 담장의 붉은 장미만이 색을 띠고요,
나머지 풍경은 멀어진 흑백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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