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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홍과 나비

by 김추억

강화도 솔정리 마을에서 나비를 만났다.

호랑나비일까?

호랑이 털색깔 비슷한 나비가 천일홍의 꿀을 빠는지

인간 따위가 가까이 다가가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나비의 무신경이 부러웠다.

나비는 꿀 빠는 데에만 신경 쓰고 있었다.

실속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무시할 건 무시하고

신경 쓸 것만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그 순간 나는... 나비가 되고 싶어 하는 인간이라니...

나비가 꽃 한 송이 한 송이를 대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꽃에게 진심이다.

꽃 한 송이가 만들어낸 꿀을 360도 돌면서 다 빨아댄다.

건성건성이 없다.

천일홍은 참으로 아름답고

그런 천일홍에게 나비는 참으로 섬세했다.

나비가 나에게 알려준 인생살이 꿀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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