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가에서

by 시숨

물들은 어찌 자기의 길을 알아

저리도 망설임 없이 흐를까

앞을 볼 눈 없어도

내딛을 발 없어도

맑고도 경쾌한 소리 내며

흘러가나니

낮은 길, 더 낮은 길로 향하다 보면

어느새 가장 깊은 바다에 모여들겠지


눈과 발이 있어도

갈 바를 알지 못하는 인생길

낮은 길보다는 높은 길

좁은 길보다는 넓은 길

힘든 길보다는 편한 길을

가려다 돌고 방황하는 이 길 중에


가만히 눈 감고

저 물소리 따라가다 보면

드넓은 바다의 수평선 마주할까

그 끝에 나의 종이배 하나

떠가고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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