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 퇴사해도 괜찮을까?

마음이 불편하다. 결정하고 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by 쑴이

저, 퇴사합니다.


예전 회사의 나의 상사가 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나가면서 송별회에서 이런 말을 했었다. 퇴사는 이혼에 버금가는 스트레스와 그와 비슷한 감정을 겪는다고... 그땐 나는 어릴 때였고 지금도 미혼이라 그 마음을 완전히 공감할 수 없지만, 이후 두 번째 맞는 퇴사를 앞둔 시점에 그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생각보다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다음 행보가 결정되지 않은 탓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 회사에서 퇴사할 때는 이직할 회사가 있었고 내가 원했던 이동이었는데도 비슷한 기분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꼭 그런 이유는 아닐 것이다. 나는 많이 열정적이었고 그만큼 애정했기 때문이었다고 위안하고 싶다.


정확하게 입사 5주년 다음 날, 그러니까 이번 주 월요일. 나는 회사에 퇴사를 통보했다.

출근하는 버스에서 '어떻게 해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나의 감정만 좀 잘 다스리면 그래도 몇 달은 더 다닐 수 있지 않을까, 다음도 없이 이대로 나가도 괜찮은 걸까, 나의 경력이 이상하게 꼬이는 건 아닐까', 지난 연말부터 어젯밤까지 퇴사를 할 이유를 찾고 있던 나는, 이제 와서 퇴사를 안 할 이유를 찾고 있었다.


나의 5주년을 앞둔 주말, 나는 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던 중 지인에게서 문자를 받았다.

"5년 동안 한 회사를 꾸준히 다니는 성실함, 존경합니다. 입사 5주년을 축하합니다."

갑자기 눈물샘 꼭지가 열렸다. 일요일 이마트, 계산대 줄에 서서 나는 남몰래 눈물을 훔쳤다. 좋든 싫든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직장인이라면 어느 정도의 성실함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나였지만 몇 문장의 메시지에 마음이 무너졌다.


회사 사람도 아닌데 내 사소한 말조차 기억해 준 지인에게 고마웠고 메시지 몇 문장에 큰 울림을 느낀 나 자신에 안도했다. 참 다행이다. 이제 잘 내려놓을 수 있겠구나...




주말 동안에도 충분한 생각을 하고 꽉 찬 만원 버스에 숙취가 있는 몸을 실었다. 오늘은 모처럼 광역버스를 타고 출근을 했다. 월요일 출근 시간, 막힌 도로는 늘 갑갑하다. 버스 안에서 내 마음에서도 많은 감정들이 마음속을 오고 갔다.


그렇게 결국, 나는 40 대 중반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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