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들(1)

by uyen

서운할 때가 있다. 진짜 서운할 때가 있다.

첫 번째 그런 상황에 맞닥뜨리면 정말 서운해서 화도 나고 몇 날 며칠을 곱씹어보다 말한다. 나 이런 상황에서 이런 이유로 서운하다고 말을 해본다. 해결이 될 때도 있지만, 해결이 안 되는 상황도 더러 있다.


그러면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내가 계속 서운해할 건지 아니면 그 상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지 않을지 선택을 해야 한다. 상대방은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는다. 상대방이 신경 쓰지 않는 게 더 짜증 나는 상황이다.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낄 때가 이런 부분이다. 처음에 이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 너무 서운해서 어쩔 줄 몰라했다. 두 번째 마주했을 때는 그렇게까지 서운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사람을 더 이상 좋아하지 않게 돼서가 아니라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 있었음을.. 나도 사람인지라 모든 것을 챙기고 신경 쓸 수 없음을 인정해서이다. 서운한 감정이 아예 안 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서운한 감정에 가려져서 그 사람을 못 보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점이 생각이 너무 많아서 있었던 일을 곱씹어 보고 또 곱씹다가 더 기분이 상해서 다 화가 나게 되는 일이다. 안 하고 싶어도 생각이 정말 많아서 요즘은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혼자 속으로 “이제 그만... 나한테 득이 되는 게 하나도 없어. 이제 그만 생각해” 혼자 외쳐보았다. 습관처럼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매일 그렇게 하던 일이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생각을 안 하려고 하니까 2주가 걸렸다.


2주나 걸린 이유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왜 저렇게 행동을 할까.. 사람 속을 뒤집어 놓는 걸까.. 쟤는 왜 저러고 살아갈까.. 정말 세상은 이해가 되지 않는 일 투성이다. 시간이 지나도 똑같은 인간들을 마주치게 될 것이며, 나는 미래에 어떻게 행동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니 시간을 허비하고 과거만 생각하고 과거에 갇힌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변하기로 결심했고, 2주가 걸렸다. 가끔 아 그땐 이랬지 하고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되었다.


생각이 많다는 건 섬세하다고 표현되면 다행이고, 사실 쓸데없는 생각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일이다. 생각이 많다고 해서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 다른 사람도 나에게 다 맞춰지는 게 아니다. 불필요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본인도 그걸 느끼고 있다면, 이제 그만 생각하자. 이제 할 만큼 했다. 우리가 놓치는 생각들이 있어도 괜찮다. 모든 걸 다 신경 쓸 수 없고 모든 걸 다 챙길 수 없다. 내가 남을 서운하게 할 때 말해주면 그때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하자. 여담이지만, 내가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 허허


고집이 더 세지고 내 인격이 분명해진다.

좋고 싫음이 분명하다. 나는 지금 좋고 실음을 너무 직설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는 직설적이고, 내 생각을 말하는 데 있어서 거침없는 사람이지만, 그걸 표현하면 남이 상처받는다. 나보다 약하다? 아니면 나보다 말을 잘하지 못한다? 이런 것 보다 이 사람이 나보다 착하고 내가 너무 센 성격이라 상대방이 다치고 한동안 감정적으로 힘들어 할 수 있다.


내게는 조언만 필요한 게 아니라 채찍질도 필요하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이 사람은 이래서 싫고 저 사람은 저래서 싫고

나와 정말 잘 노는 사람도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한 번은 꾸중을 들었다. “너한테 다 맞춰줘야 해? 왜? 너도 안 맞춰주잖아.”
그렇다. 나도 상대방을 다 맞춰주지 않는다. 상대방이 나와 똑같은 사람이 아닌데 다른 게 당연하지 않나? 그럼에도 나와 공통점이 몇 가지 있기에 친해지기도 하고, 대화도 이어가게 된다. 이 부분을 이해하는데 한참이 걸린다. 이해해도 나와는 다름에 서운할 때 가끔 있다.


일례로, 어떤 언니가 나에게 실수를 계속했다. 나는 이게 불편하다고 말을 여러 번 하고 거리를 뒀지만, 다시 다가와서 나를 불편하게 했다. 사소한 걸로 계속 긁으니까 내가 정말 화가 났었다. 이 사람은 정말 착하지만 나에게만 왜 이렇게 행동할까? 몰라서 이러는 걸까? 말해줬는데 왜 또 이렇게 행동하지?라는 딜레마에 빠졌었다. 그러다가 서로가 서먹해졌다. 내가 불편하다고 말하면 그 언니는 친한데 뭐 어때? 너는 괜찮아.라고 말을 했다. 그 언니는 그런 뜻이 아니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내가 불편한 점들은 괜찮다. 친하니까 넘어갈 수 있다. 고 하며 불편한 것들을 계속 반복했기 때문에 불쾌하고 불편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2년이 지난 뒤에 길을 걸으면서 그 문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됐고, 나는 감정이 욱해지거나 화가 나서 따지지 않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이 사람의 감정도 배려하기 위해 천천히 말을 했고, 이 부분에 대해서 내 생각을 한번 더 말하게 되었다. 나는 이 부분을 배려받고 싶었는데 내 의견이 존중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리를 두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제야 언니가 내 말이 이해가 간다고 하며 나는 너에게 실수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 기다려주고 이렇게 다정하게 말해줘서 너무 고맙다. 네가 정말 어른 같다. 내가 다시 실수할까 봐 그런데 네가 정말 싫었던 게 뭐냐고 물어봤다. 나는 특정상황을 말하고 싶지 않다. 언니가 내 눈치를 보면서 행동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내가 보다가 불편하면 그때 불편하다고 말을 할 테니 내 불편한 점을 받아들여 달라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또 그렇게 한 단계 더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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