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상처를 주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상처를 주었더라도 어떻게 관계 회복을 하느냐에 달려있지 않을까?
한없이 참아주는 사람은 없다.
한없이 상처 주는 사람을 떠나게 되어 있다. 상처 주는 사람도 이 사람이 계속 내 곁에 있을 거라는 얕은 생각으로 그렇게 행동한다. 그런데 그 사람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는다.
할퀴어서 상처가 생기는 게 아니라 그 행동들이 반복이 되면 상처가 된다. 나을 때쯤 다시 생채기가 나고 피가 나고 상처 딱지가 생기고 반복하다 보면 그 상처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한없이 참아주는 사람은 없다. 상대가 어른일지라도.
어른이 되면 그런 상처 주는 사람은 거리를 둬야 한다.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이 사람 곁에 있으면 계속 상처가 생길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 번은 내가 나중에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내가 웃었다. 왜냐하면 나는 진짜 선생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날 보며 아니라고 너는 진짜 좋은 선생님이 꼭 될 거라고 나를 응원해 줬다. 항상 나에게 해주는 말들이 따뜻했고, 나를 정말 다정하게 대해줬고, 내가 다른 사람들을 다정하게 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해 주셨다.
하루는 친구가 ‘내가 정말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하고 고민을 했다. 본인 스스로 느끼기게 자신감도 너무 없고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였다. 친구가 지금 임용고시 시험을 준비 중인데 합격할 거라는 기대는 없지만 지금 본인이 배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했다. 내가 말해줬다. 나중에 네가 선생님이 돼서 너처럼 이렇게 고민하는 후배들한테 조언해 주면 되겠다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후배선생님에게 정말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줬다. 친구는 감동받아서 정말 따뜻하게 말한다고 고맙다고 말했다.
내가 따뜻하게 말할 수 있었던 건 나에게 따뜻하게 말해주고 항상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의도치 않게 비난을 받고 있을 때.. 잘못을 하지 않았을 때에 조용히 뒤에서 묵묵히 있어주고, 비난을 바로잡아줬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요즘 내가 겁이 나는 부분은 나를 그렇게 아껴주는 어른들이 나이가 들거나 상황이 바뀌어서 내 곁을 떠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언제나 내 곁에 있어줄 수는 없다는 사실이 벌써부터 무섭고 겁이 난다. 그때쯤이면 나는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좋은 어른이 되어 있을 수 있을까? 그때 가서 다시 일기를 써야겠다. 나 정말 좋은 어른이 되었다고.
하루는 아는 언니가 자기는 대체되기 쉬운 자리에 있다고 고민했다. 자신의 부족한 점들을 생각하며 고민하기도 하고,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며 고민상담을 해왔다. 그래서 내가 그게 언니의 매력이라고 문제가 될 만큼 강한 성격이나 문제들도 없고, 그건 언니 자체라서 바꾸면 안 된다고 해줬다. 언니가 몇 번이나 나에게 물었다. “이거 어땠어? 좀 그랬어? 내 행동이 좀 안 좋아 보였지..”하고 물었다. 그 정도는 괜찮아요.
나는 다른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 말하면 ‘나는? 나는 어떤데? 나도 그래?’하고 물었다. 친구랑 만나서 놀고 집 가는 길에 친구한테 물었다. ‘나 오늘 실수한 거 없어?’ 나도 알고 있었다. 정말 안 좋은 습관이라는 것을..
남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나는 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힘들었나 보다. 남에게 확인받아야 할 필요도.. 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여 맞춰서 행동할 필요도 없었는데..
다정한 어른이 또 말해줬다. ‘너는 너야. 다른 사람에게 꼭 안 물어봐도 돼. 그리고 너랑 놀다가 정말 힘든 부분이나 나쁜 부분이 보이면 말해줄게. 내가 너에게 그런 말을 안 하는 건 너 자체가 좋은 사람이라서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었던 거야.’
그래서 나도 그 언니에게 말해줬다. ‘언니가 남을 배려하는 건 좋지만 너무 눈치 보며 살 필요도 없다고.. 언니는 좋은 사람이라고’
다정한 어른이 곁에 없다면, 다정한 어른이 쓴 책을 읽어보자.
먼저 어른이 된 사람의 조언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보다 먼저 어른이 된 사람의 경험이 너무 오래된 거 아니야?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보다 먼저 아픔과 슬픔을 겪은 사람들의 공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