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우리는 상대방의 말 끊기를 좋아한다. “아니~/근데~”라고 하면서 말을 자르고 내 말을 하고 싶어 한다. 내가 그렇다. 진득하게 남의 입장을 다 듣기 힘들다. 그 사람의 말재주나 내용에 따라 너무 길어진다 싶으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눈에 초점이 없어지기 시작한다. 처음에 기다린다. 그러다가 내 집중력이나 참을성이 떨어질 때쯤, 내가 여쭤본 것은..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정말 이 부분에서 반성을 한다. 이상한 소리를 계속 듣고 싶지도 않고 아니라고 빨리 알려주고 싶다.
말을 듣다가 사실에 맞지 않으면 그거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하고 있다. 아.. 이건 말해줘야 할 것 같은데 하고 참다가 풀어서 말해줬는데도 상대방이 내가 틀렸구나 하고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때가 더 힘든 것 같다. 이거 말해주고 싶은데 아 이거 말해줘야 할 것 같은데 할 때보다 더.. 더.. 사람은 생각을 잘 바꾸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더더 잘 인정하지 않는다.
매년 고집이 10cm씩 늘어가고 있다.
또 어른과 대화할 때 다다다하고 내 논리를 펴거나 “왜 이걸 이해를 못 해주세요?”하고 내 의견을 말하는 일은 좋지 않다. ‘이거 몰라요?’도 권하지 않는다. 사실 이건 어른과 대화를 할 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적용되는 것 같다. 내 생각이나 문화를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무시를 하거나 잘 모른다고 비하해서는 안된다.
빨리 말하고 내 할 말을 다한다고 해서 내가 옳다는 것이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차분하게 내 논리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빨리 다다다 말하고 내 목소리가 크다고 이긴 줄 아는 사람은 아직 어린이다. 빨리 말할 줄 알면 래퍼를 하면 되고, 목소리가 크다면 마이크를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직업이나 집중을 잘 시킬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다다다 하고 빨리 말하며 내 생각만 주입하고 남의 의견을 듣지 않고 빠르고 크게 말하고 있다면 이미 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졌다고 인정하게 될까 봐 이미 조급함을 나타내고 있는 증거이다. 차분한 대화로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남의 말을 끝까지 잘 들어야 내 말을 할 수 있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끊고 내 말을 하게 되면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상황이다. 중복해서 또 말하거나 잘 안 들으면 상대방도 그 대화에 실증을 느끼고 더는 나와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람과의 대화라는 게 예, 아니요로만 끝나지 않는다. 나는 단답형 대답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스몰토크에 굉장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그럼에도 어느 정도 대화를 하는 기술, 의사소통 기술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의사소통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의사소통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내 의견이 존중받으려면 먼저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비판적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기는 것도 있지만, 여유가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비판하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은 비판하는 습관이 들어 별일 아닌 일을 웃어넘기지 않고 비판한다. 비판이 필요한 때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 뉴스를 보다가 사람들이 말하는 태도나 내용에 한번 놀라고 그것 때문에 남을 비판하는 일에 너무 익숙해진 사람들을 보고 또 한 번 놀란다.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될 텐데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얼굴을 보지 않고 말할 수 있다는 이유로 너무 함부로 말하고 자신의 생각을 함부로 말한다.
자신의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한번쯤 더 생각해봐야 한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고 말이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우리는 자유롭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자유롭지 못하다. 얼굴 없이 함부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다. 전송버튼을 누르면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그 글을 보고 영향을 받게 된다.
누군가는 조금 지나 그 말들이 잊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상처가 깊게 남아서 계속 힘들어하게 된다. 우리가 하는 말이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칠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말하는 것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얼굴을 보고 할 수 있는 말만 고르고 골라 너에게 좋은 단어로 말하자.
나도 상처받지 않고 내 생각을 정리해서 차분하게 말하자.
너도 상처받지 말고 내 생각을 듣고 나서 너의 의견을 말하자.
눈을 보고 귀로 듣고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보면 의사전달과 동시에 감정전달이 된다.
내 의사표현을 충분히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얼굴을 보고 할 수 있는 말을 고를 때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한 사람이 된다. 차분하게 웃으면서 말해도 충분히 상대방은 알아들을 수 있다. 이해를 못 한다면 어쩔 수 없지. 그건 그 사람의 문제인가 보다.
어른이 되었다고 안 아프진 않는다. 다만 이미 받은 상처는 얼마의 시간이 지나야 나을 수 있는지 경험이 생겼을 뿐이다. 또 다른 상처가 생기면 어른도 아프다. 이미 경험해 본 상처는 다음에 회복도 빠르다. 하지만 어른이 되지 않았다면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회복이 더디고, 쓰라린 것이다. 아직 쓰라린데 다시 건드리고, 다시 쓰라린 것이다. 상처가 나을 수 있도록 연고를 발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