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의 무거움과 가벼움
우리가 사는 곳은 신비롭고 묘한 세상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참 신기했습니다.
그때부터 이 세상은 균형의 섭리로 돌아가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들이 2, 둘이라는 짝을 이루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추상적 개념조차도요. 균형은 안정입니다. 창조의 날, 하늘과 바다, 아담과 하와의 탄생으로부터 어느 것 하나 짝 없이 만들어진 것이 없는 것은 창조주의 사랑과 배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안정된 세상은 평화입니다.
선과 악, 1이 있으면 2가 있듯, 홀수가 있으니 짝수가 있듯, 분명 짝이 있었습니다.
분명 외형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짝이 있어 안정적이고 효율적입니다. 하다못해 입술도 이빨도 위아래가 있어야 씹을 수 있습니다. 톱니가 물려야 기능하고 양극이 있어야 불도 밝힙니다.
떨어지는 것이 있으면 올라가는 것도 있고요.
살다 보니 세상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삶은 늘 무거움과 가벼움을 동시적으로 느끼게 했습니다.
이 마음에 꼭 '~이상'이라는 수치의 무게가 존재했습니다.
삶의 양팔 저울은 늘 수평을 고집하지 않았죠. 어느 때는 왼쪽이 무겁고 어느 것은 오른쪽이 가벼웠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느 때는 오른쪽이 무겁고 어느 것은 왼쪽이 가벼웠습니다. 삶은 양팔 저울 ㅡ 법과 정의의 상징인 디케 여신의 천칭을 보아도 공평치 못한 현실에서 무슨 소용이람 생각했습니다. ㅡ로 잴 수 없는 거겠구나 생각했었습니다. 그것은 그저 희망과 기대의 상징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넓은 시각으로 멀리, 깊이 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삶은 먼 거리입니다.
인간의 지혜와 능력은 깊습니다.
삶의 먼 운명길에서는 불운과 행운이 교차할 것이고 깊고 오묘한 인간의 능력 안에서는 지혜로서 균형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마음에도 양가의 감정이 있듯 무게도 분명 양편이 있었습니다. 잴만하다, 양팔 저울이 필요하구나 생각했습니다.
마음뿐 아니라 우리 몸에도 양팔 저울이 놓여 있습니다. 외양으로 보이는 두 팔과 두 다리.
무게를 따져 균형을 맞추라는 신의 뜻도 있겠지만, 중앙에 솟은 머리는 그 수치를 따져 무거움과 가벼움을 가늠케 합니다.
그뿐인가 가슴은 숨의 균형을 맞추고 감정의 균형을 잡게 합니다. 소우주인 인간이 이러한 존재이니 세상 일체가 어찌 그 틀에서 벗어날까요!......
우리의 심신이 균형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몸은 말 그대로 균형을 잃어 상하게 되듯 세상 자연의 법칙도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심신의 균형을 맞추는 우리 몸의 저울, 신기하지 않나요? 물론 자연도 그러합니다.
바다의 파도에 휘둘리지 않는 배는 없습니다.
삶의 파도에 휘둘리지 않는 배도 없습니다.
작은 배는 작은 대로 큰 배는 큰 대로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어쩌면 크루즈선이나 통통배나 그러합니다.
그러나 결과는... 많이 실은 배는 뒤집히면 가라앉지만, 가벼운 배는 뒤집혀도 가라앉지 않습니다.
또한 부자나 가난한 자나 싣고 가진 것은 차이가 나나 흔들리고, 불행한 자나 행복한 자나 흔들리는 인간이며, 모두가 불확실한 세상을 산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니 '세상은 공평하다'는 말이 있는 거 아닐까요, 이미 위로가 되지 않나요?
사람이 가벼워야 하는 이유이고 내면에 조절하고 조정하는 능력이 있음입니다.
이 가벼움이란 탐과 욕의 가벼움이며, 그로부터 가벼워야 한다는 무거운 정언입니다.
때론 가벼운 배도 뒤집힐 수 있으나, 다시 뒤집을 무거움이 필요하다는 점도 생각하게 합니다. 그것은 균형의 섭리에 따르는 자연스러움입니다. 바람과 물살의 힘에 의존한 자연스러움이 곧 무거움입니다. 순리에 따르는 마음이 곧 무거움입니다. 그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기에 무거움입니다.
무거움과 가벼움은 늘 내 안에 있으며, 이 지체에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파도에 늘 흔들리는 존재이기 때문인 것이죠.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물살도 양심은 있는지 이쪽으로 치면 다음엔 저쪽으로 칩니다. 자연의 섭리도 균형을 맞추려 노력합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무거움과 가벼움을 분별할 수 있는 힘과 균형을 잡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양가의 감정이 있듯 세상도 양가를 품고 있습니다.
양가(兩家)도 있지만, 양가(兩價)도 있습니다.
兩이 딱 양팔 저울의 균형 잡힌 모습을 하고 있는 이유는 세상은 선과 악의 존재처럼 두 가지가 항상 존재하고 존립한다는 의미라 생각합니다.
세상은 짝이 있어 균형이 있고 안정적이라는 시각으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안정을 취하고 평화를 얻는 것이 잘 사는 것입니다.
그러면 불운도 불행도 언젠가 행운과 행복을 불러올 거라는 믿음이 생길 것입니다. 저는 과학에서의 질량 보존이나 총량의 법칙을 운운합니다.
님들의 남은 날들에는 어느 것이 더 남아 있을까요? 저는 행운이 훨씬 더 남은 것 같습니다만...
그래서 세상은 살만하지 않을까요!
PS- 이 글을 쓰고 있는 토요일에 저는 두 발목을 골절당했습니다. 심각한 상태죠.
내 남은 날에는 행운과 행복이 많이 남았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이 불운을 상쇄할 얼마만큼의 행운이 오려고 이러한 일이 있을까요. 그래도 글을 쓸 수 있어 다행이고, 힘을 내어 좌절하지 않으렵니다. 눈물은 좀 흐르나,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하니까요. 힘내라 응원해 주세요.
제 불행으로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면 그도 제겐 감사한 일입니다. 얼마나 제 마음이 모순되었을지 스스로 확인할 시간이 될 듯합니다. 스스로 좀 더 온전한 사람으로 거듭나길 소망해 봅니다.
늘 수정을 거듭했는데... 정신이 드니 안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