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마리에서 시작된 초감정
실마리... 엉켜있거나, 헝끌어진 실의 첫머리
'도대체 내 인생은 언제부터 꼬였길래 늘 이리 고달픈 거야?'
청년기부터 중년기에 이르기까지 뭔지 모르게 늘 불안했다. 직장생활을 했고 주변에 사람들도 있었건만, 늘 외롭고 과거가 그리웠다.
게다가 학년이 끝나 아이들 진급 때만 되면 애들은 신나 떠나건만 텅 빈 교실에서 어른인 나만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헤어질 때만 되면 늘 그랬다.
그런 내재된 감정은 '연재> 실마리를 보다... 1'에서 밝혔듯, 언니가 문 앞에 던져 놓고 간 나의 55번째 생일 케이크로 폭발했다.
고민했지.
55세 아줌마가, 케이크 직접 전해주지 않고 문 앞에 놓고 갔다고 울어버리다니... 이런 슬픈 감정이 웬 말인가. 이런 감정이 일어나는 데에는 분명 감정의 씨앗이 있음을 알았다. 감정의 감정... 초감정의 원인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느닷없이 변화하고픈 욕구는 성형으로 이어졌고, 그날부터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어갔다.
성형한 그날 밤, 초감정의 실마리가 오래전 과거에서 시작됨을 알았다. 그리고 그 과거의 어린 시절로 들어갔다.
바로 55세 그때가 내 인생의 전환기였다.
내 인생의 전환점이라는 생각을 할 새도 없이 변화와 우울로 터닝포인트를 찍어버렸다.
어머니와 사별, 가족 간의 이별과 분리, 정서적 불안 등으로 정신의 성장이 멈춰버린 만 5세의 봄부터 내 인생이 엉켜버렸다.
그리고 어언 50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 해결하기에 이르렀다.
진한 그리움의 정서는 늘 외로움이라는 그림자 속에서 서성이며 나의 마음을 훔쳐댔다. 오랜 세월, 징하게 외로웠다는 것.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지만, 어린 시절 애착의 대상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어린아이에게는 심각한 정서 결핍으로 이어진다는 걸 참으로 늦게 알았다.
우울증을 극복하며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어린 내면 아이를 치유해야 했고 청년기의 불안, 사랑의 부재와 인간관계 등 세상의 모든 인과에 미친 성장 속 과거를 치유해야만 했다. 모든 과거는 중년의 지금까지도 진행형이었음을 뼛속 깊이 체감했기에 나 자신이 얼마나 슬프고 안쓰러웠는지 모른다.
오열하며, 눈물을 꿀꺽꿀꺽 삼키며 2~3년을 헤맸다. 글이라는 치유의 방법을 만나 깊은 감정의 실마리를 풀어갔다. 풀리는 실타래 따라 불안과 그리움의 고통체도 슬슬 녹아 갔다.
내 살아온 인생에 늘 외로움과 슬픔만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절망 속 삶 속에는 반드시 희망도 있다더니, 추억이라 할만한 따듯하고 정겨운 기억들이 살아났다.
'내게도 이런 행복한 일이 있었구나!'
'풀린 실마리가 남긴 흔적'은 미래의 삶에 동력이 되어줄 행복한 추억과 낯설 만큼 새롭게 변화한 나의 모습이다.
우울증은 사라지고 나의 앞날에 희망이 보였다.
변화하는 모습의 나, 그리고 묻혔던 기억들.
풀린 실마리의 흔적들을 브런치에 남긴다.
그리고 나는 이제 인생 전환점을 돌아 전반전과는 매우 다른 인격으로 담담한 삶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