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2> 변화의 흔적... 낯선 변화

점점 낯설게 느껴지는 나, 그 내면의 변화

by 소망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는 내면의 변화.


나조차 내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시간들이 흐르고 있었다.


대인관계가 제한된 상황에서 만나던 절친에게서 이상한 눈빛을 감지했다. '예전의 ㅇㅇ가 아니야. 이상한 소리를 하긴 하는데 틀리다고 할 수는 없는 엇박자의 대화. 낯설고 이상하지만 재미는 있고 타당도 해. 신뢰해 온 오랜 절친이라 무시할 수는 없어.' 그런 느낌.


나는 그 시기 유튜브와 책을 통한 묵상 그리고 성찰과 사유 속에 빠져있었다. 하나님을 알기 시작했고 유튜브를 통해 심리 분야와 인간관계 관련 강의를 들으면서 여태껏 사람들에게 상처받아왔던 이유도 서서히 알아갔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올바른 관계 유지와 사회생활에 꼭 필요함을 알았다.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정치 속으로 들어가 보니 인간 사이 역학관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알고 깨칠수록 나 자신의 무지와 어리석음으로 창피했고 후회되었다. 반성할 일들이 계속 생각났다.


슬슬 새로운 생각이 올라왔다.

'이러고 있으면 마당 안에만 머무는 닭일 뿐이야.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야지. '


앎과 지혜가 부족한 나의 언행으로 상처 입었던 친구들과 지인들, 그리고 가족이 있었다. 나가서 결자해지(結者解之)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지난 일이지만, 나의 어린 자아가 했던 언행과 우울 전가로 상처를 입었을 가족과 친구에게 더욱 미안했다.


코로나 기간이기도 했지만, 팬더믹이 끝나고 댄스 동아리가 재개됐어도 참여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 틈 속에 낄 준비가 안되었다. 인간에 대한 멀미? 대인에 있어 뭔가 옥죄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긴장감을 넘어 두려움이 있었다. 왜 그런 느낌을 받았을까. 어려운 문제였지만, 그들은 그들이 알던 나를 기대하고 있었고 나는 내면의 지진을 겪어 아직 완전한 안정을 찾지 못했다. 나의 변화를 모르는 타인은 눈치채지 못했을 테지만, 나만은 의식의 변화를 느끼며 스스로가 꽤 낯설었고 긴장과 두려움이 존재했다.



퇴직 후 22년 늦가을, 대인 기피에서 벗어나고자 평생교육센터에 교육을 신청했다.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좀은 긴장되었고 힘들었지만 아슬아슬하게 극복했다.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 받을까 두려웠다. 가끔은 발표나 대화 중에도 어설프게 횡설수설했다. 낯선 그들은 그러려니 지나쳤지만 나는 여전히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있었다.


기본도 준비도 없이 여러 가지 영적 가르침에 관한 책, 성경 말씀 등을 많이 들어서일까 내 정신세계가 이상야릇했다. 환희심에 빠져 횡설수설했었다. ㅡ지금에야 분명히 말할 수 있다. ㅡ무명에서 살짝 눈이 트이니 기쁨에 마구 떠들었다. 나는 진지했으나 친구 눈에는 횡설수설이었겠다. 얼마나 이상하고 웃픈 모습이었을까 싶다. 가까운 친구와 대화할 때 느껴지는 야릇한 표정은 2년 정도 지속되었다.


겨울에는 출퇴근 집합 교육을 신청해서 받았다. 스스로 느끼상태는 멀쩡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 시기도 과도기였었던 것 같다.


그 가을에 다시 시작한 댄스는 규모 작은 자치센터의 강습이었다.

아직 행동은 움츠러들고 환희에 떠들던 말수도 확 줄었지만, 춤추고 싶은 열정은 넘쳤다. 친구랑 둘이 또는 혼자 연습실을 대관해서 추기도 했지만, 넓은 곳에서 여럿이 어울려 추고 싶었다.


댄스팀에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두 친구도 만났다. 서서히 낯선 변화가 예전과는 다른 정상의 인간을 만들어가는 듯했다.


우울증을 앓기 전의 나와는 달리 조용한 사람이 되었다. 한 가지 더 달라진 점은, 아무렇지 않게 다가가서 말 붙이곤 했던 사교성은 떨어지고 관망하며 탐색하는 시선이 늘었다. 그리고 내 생각에 치우치기보다 타인에 대한 온유하고 친절한 시선이 생겼다. 금강경과 성경 말씀들이 나 자신을 성찰케 했고 부끄러움을 느꼈고 인간에 대한 이해와 진정한 존중감, 삶에 대한 경외감 같은 것이 자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또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강한 쇠일수록 뜨거운 열로 녹여야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깨어져 날카로운 유리도 뜨거운 열로 녹여지면 새로운 모양으로 태어날 수 있다.

강한 것일수록 더 큰 자극과 몸이 깨지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 그 고통을 견뎌내야 새로운 뭔가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나도 그랬다.


그 후... 소소하지만, 마음을 힘들게 하는 일들이 늘 있었다. 어려운 일은 늘 있다. 고민되고 갈등하는 일은 늘 있다. 그것은 삶의 한 장면, 장면일 뿐이었다. 지금은 다 지나가 사라져 버린 장면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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