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보는 '늙어도 여자 2'
'저리도 이쁘셨나.'
"언제 이리 나왔는지 모르겠다."
배를 잡고 수줍어하시는
80대의 사춘기 소녀.
'저리도 감성적이셨나.'
"야야, 이거 봐라. 음청 이쁘다야."
손톱만큼 나온 선인장 꽃망울 보며
화들짝 놀란 두 눈 맑은
82세 울 어머니.
'저리도 힘드셨구나.'
"타향살이 시작할 때 배곯았지."
눈물 주르르 흘리는
주름진 서울 새댁.
'저리도 귀여우셨나.'
"새 옷 입고 자랑해야지."
꼬까옷 받은 아이처럼
싱글벙글 온 얼굴 벌어지는
산수(傘壽) 지난 울 어머니.
'저리도 장사셨구나!'
"아직 너보다 내가 낫지."
10kg 쌀통 들고 힘자랑하는
늙은 며느리, 울 어머니.
'저리도 잔소리꾼이셨구나~.'
"야야, 그저 조심해라. 몸 챙겨라."
침 튀기며 잔소리하시는
노쇠한 엄마, 울 어머니.
함께 세월 따라 늙어가는
주름 좀 적은 며느리는
어머니를 보며 만감이 교차한다.
'어머니'는 '친'이나 '시'이나
그저 못 말릴 영원한 사랑이다.
그리고 모두 천생 여자이다.
PS- 지난 '에피소드 컷 3... 늙어도 여자' 사연을 접한 날의 풍경을 시로 그려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