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저작권은 누구의 것일까
먼저 마음 준 사람일까
가만히 받기만 한 사람일까
함께 웃고 울던
시절 인연의 기억들은
내 마음에 각인되어 버렸는데
함께 만들어간 그 계절의 기록
우리 둘의 아름다웠던 동화,
그 사랑의 권리는 어디로 가버렸을까
양쪽에서 버림받은 공동 창작물
마음속에 간직한 서고 속 먼지 묻은 책
나는 아직 그 페이지를 펼쳐본다
끝내 이별한 뒤엔
잊은 사람에게도, 잊힌 사람에게도
보호받지 못하는 사랑의 저작권
유에스비에 담아 다른 이에게 전해볼까
오롯이 전달될 수 없는 우리들 기억의 편린
무단복제해 다른 사랑 꿈꿀 수도 없어라
책처럼 논문처럼 그림처럼 노래처럼
사랑도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면
기억 속 묵묵히 잠들어 버린 사랑의 추억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