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14] 걸어도 걸어도 더딘 발걸음에
D-214. Sentence
'걸어도 걸어도 더딘 발걸음에.'
그렇게 슬픈 이야기도 아니고,
심금을 울리려는 아무런 노력도 없는데
많은 사람을 울리는 이야기, 노래가 있다.
초등학교 합창단 아이들이 불렀던
윤도현 밴드의 ‘흰수염고래’가 그랬다.
예전에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잠깐 본 적이 있었고,
어제 다시 보게 되었는데
그때도 울었고, 어제도 울었다.
걸어도 걸어도 더딘 발걸음.
그렇게 느껴지는 날들이 있다.
부단히 걷고 또 걸어온 것 같은데,
넘어져도 멈추지 않고
어그러진 무릎을 일으켜 세우며
온 힘을 다해 걸어온 것 같은데,
뒤돌아보면 제자리인 것 같고
지나온 세월에 비해
나의 노력의 결과가
더디게만 느껴지는 그런 날 말이다.
아직 변성기도 지나지 않은
맑디맑은 목소리로 듣는
응원과 격려의 노랫소리에
유재석 씨도, 조세호 씨도, 제작진도,
그리고 화면으로 보던 나도 모두 울었다.
특별한 누군가만
엄청나게 힘든 인생을 사는 게 아니다.
나만 남들이 겪지 않는
고난을 겪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제는 《너라는 브랜드를 마케팅하라》를 쓴
이소라 작가의 북토크에 다녀왔다.
UC버클리 출신에
넷플릭스, 페이스북, 틱톡에서의
경험을 지닌 성공한 유학파 인생.
겉으로 보기에는
누가 봐도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을 들어보니
그 누구보다 열심히 발버둥쳤고
진심을 다해 자신의 인생에 집중했던 분이었다.
걸어도 걸어도 더딘 듯한 순간이
없는 인생은 없다.
그런 순간을 겪지 않는 인생은
그 어디에도, 그 누구에게도 없다.
오늘도 나의 발걸음이
더디게만 느껴지지만
나만의 속도로
멈추지 않고 걸어간다면,
언젠가는 어딘가에 닿아 있으리라 믿는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