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감정의 파편들

환상에 관하여.

by 안지연
환상에 관하여.


환상은 기다리는 감정의 파편에서 태어난다고 느낀다.

달콤하고,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그런 파편들.

꿈, 어떤 것을 기대하고 꿈을 꾸는 것을 환상이라 생각한다.


마치, 유성우가 덜어지던 어린 날의 내가 빈 소원처럼 말이다.


하지만, 늘 말하듯

그것을 환상으로 내버려 둘지, 꿈으로 바꾸어 갈지는 자신에게 달린 문제다.


현실적 기반이나 가능성 없는 헛된 생각이나 공상을 의미하는 단어 치고는 무척 달콤한 감정이다.

녹아든 허니버터처럼 달콤한 그 감정은, 방심하면 이가 썩을 만큼 물러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환상이 꼭 이루어져야 하는 건 아니다.

그냥 그렇게 소망만 할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저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환상을 마음속에만 간직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계속 생각하기 마련일 테니까.

무의식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마법과 같은 단어라, 그것이 현실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나로 예를 들어보면,

내가 누군가에게 목표가 되는 것이 나의 환상이다.
나는 인정욕, 명예욕이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다.

누군가의 목표가 되는 일, 그것이 나에겐 인정의 가장 선명한 형태였다.


지금도 어렸을 때도 마음속에 무의식적으로 남아있고, 어렸을 적 내가 부단히 도 노력하던 것.

어렸을 적 나는 그게 마음처럼 쉽게 되는 것이 아니더라는 것을 느꼈었고,

지금에 와서는, 현실에 맞게 그 환상을 이루어내기 위해 조금씩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듯싶다.


어렸을 때의 나는 실망 속에서 자라나고 있었으니까.
어렸을 땐 누가 봐도 아웃사이더 기질이 다분한 학생이었다.
물론 지금도 아웃사이더 기질은 다분하다.

하지만 과거의 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기질을 아주 조금이나마 숨길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다.


내게 누군가의 목표가 된다는 건,

내겐 자부심 같은 거다.
인정받았고, 인정해 주고, 누군가의 목표가 된다는 건 어딘가 엄청나게 멋있는 느낌.

그 사실만으로도 내가 인생을 참 잘 살았구나라고 증명해 낼 수 있는 감정.


하지만 그것에 집착한다면 끝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난 안다.

무릇 많은 연예인들이 그렇다.

그것에 대해 과도하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과도하게 통제한다면 나 자신도 무너진다는 걸 우리는 매체를 통해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그렇게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나 자체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적당히 숨길 줄도 알아야 하지만, 적당히 나를 내보이는 것도 필요하다.






과거의 나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지금의 내가 되었다면, 괜찮다.
힘들었다면 힘들었을 만큼 단단해졌을 테니.

그러니, 조금은 흔들려도 괜찮지 않을까?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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