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시작은 역시 반, 시작하기 참 어렵다.

파리 생장으로 가는 길 참 힘들다...

by 그레


파리 파업으로 인한 기차표 취소 사태


일단 떠나자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남은 시간은 단 3주.

파리에서 하루 묵을 호텔과 항공권, 그리고 바욘까지 가는 SNCF (기차표) 딱 이렇게 3가지 만을 예약하고 난 후 드디어 출발 당일이 되었다. (변명을 해보자면 완벽하게 계획을 못 짤 거면 안 짜는 것이 낫다는 나의 의견이었다.)


먼 길을 달려 파리 도착, 첫 유럽 그리고 첫 파리인 우리는 소매치기 등의 문제들로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걱정을 덜고자 우리는 파리드골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했다. 어찌어찌 하루를 마무리하고 설레는 마음 반, 두려운 마음 반으로 잠을 청하려는데 늦은 밤 파업 메일이 도착하였다. 내용은 기차가 파업으로 인해 운행되지 않으니 표를 환불받고 다른 기차를 이용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첫 난관이 시작되었다.


나는 밤새 번역기를 돌리며 다른 교통편이 있는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네이버 카페에 질문 글을 올리는 등 이미 다녀온 사람들의 의견을 묻기 시작했다. 댓글을 남겨준 인원 모두 "절대 못 간다. 그냥 포기하고 숙소를 잡아라."라고 말했고 나 또한 포기한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아침이 밝았다. 원래 기차 시간은 오전 7시 반으로 꽤나 이른 편에 속했는데 기차표가 취소되어 조금 더 잠을 잘 수 있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마음으로 오전 8시 반 몽파르나스역(기차역)으로 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오늘 당장 잘 숙소도 정해져 있지 않고 체크아웃은 해야 하니 혹시나 하는 마음을 차단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꽤 많은 사람들과 다수의 기차가 운행되고 있었다. 우리는 바욘행 기차는 아니지만 바욘에 좀 더 가까운 보르도행 기차표를 구매하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나는 인생에 대한 큰 깨달음과 자신감을 얻었다. 이미 해 본 사람들도 아니라고, 못한다고 할 때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파리보다 보르도가 저렴하니 1박을 할 목적으로 왔지만 막상 보르도까지 오니 바욘까지, 아니 출발지인 생장까지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가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렇게 고민하던 와중에 발견한 환승표. 열차를 타고 버스로 환승하여 바욘으로 갈 수 있는 교통편이었다. 열차 시간이 2분 후였기 때문에 몇 초간 고민을 한 끝에 독단적으로 결제를 하고 짝꿍의 손을 잡고 달렸다. 불어도 못하는 사람이지만 그때만큼은 어디서 타야 할지 느낌이 왔기에 그곳으로 일단 달렸다. 이때 같이 간 짝꿍은 mbti J였기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지만 나는 이때 생장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으로 일단 도전해 봤던 것 같다.

(하지만 이 날 이후로 나도 mbti p에서 j로 변한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버스로 환승하여 바욘으로 가야 하는데 열차는 문제없이 탑승했지만, 버스의 파업으로 3~4시간을 이름도 모르는 정류장 앞에서 기다렸다.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아무것도 못하는 나 자신이 답답했으나 하늘은 우리의 편이었나, 어찌어찌 바욘에 도착하게 되었고 바욘에서도 글로리아 친구 덕분에 생장 행 버스를 탑승할 수 있게 되었다.


생장 도착.





다음화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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