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동안 익숙한 길을 걸었다
익숙한 길이지만
낯섦은 또 열려있다
여러 갈래로 뻗쳐버린 분노는
끝을 모른다
길 위에서
얼마나 더 깊은 분노와
깊은 슬픔과
가슴속에서 끓고 있는 탄식을 내뱉어야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까
썩을 대로 썩어버려서
악취가 진동하고
피비린내가 감각을 마비시켜도
건재함을 과시하는 듯한 저 무리들
우리의 죄다
일제잔재부터 청산하지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