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소소한 행복

by 시크매력젤리

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고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비를 한껏 머금은 땅은 바람따라 흙냄새가 올라온다.


목적지가 정해져 있고 시간에 붙들려 있었던 날엔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청승맞아 보였다.


시간이 정해진 날엔

늦게 오는 버스에 비를 탓했다.

비로 인해 눅눅하고 우중충한 하늘에

괜히 기분도 땅으로 가라앉는 기분이다.

젖어버린 옷과 신발이 불편했다.

사람이 들어찬 지하철에서는 미끄러질까 조심 내딛는 걸음

끈덕지게 달라붙는 습기에 그저 빨리 비가 그치길 바랐다.


느긋하게 우산을 쓰고 공원을 거닌다.

비가 내리는 공원은 고요하고 어두워도

사람 없는 평화로움이 자리 잡고 있다.


날아다니며 노래 부르던 새들도 비를 감상하고

오로지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과

빠르게 내달리는 자동차에 쫙 위로 솟구치는 물줄기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비행기 소리까지

다 빗소리와 합을 맞춘다.


빗속을 걷고 있노라면

지금 이 순간

세상의 모든 행복은 내 품에 안겨있다.

느긋함과 평온함이 함께 거닐어 온다.

운동화는 비에 다 젖었지만

내리는 비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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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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