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불과 몇 년 전, '자립준비청년'의 연이은 죽음을 다룬 기사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다,
아동보호시설에 입소 후 퇴소한 친구들이 '자립준비청년'으로 불리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저는 스스로 그저 넉넉치 않은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온 청년 정도로 생각했는데,
제가 그 '자립준비청년'이었습니다.
자립준비청년이라고 하기엔 가족도 있고,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동보호시설에 입소했지만 나름의 사연이 있었습니다.
저는 어릴 적 심한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와 장애를 가진 남동생과 함께 살았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어렸을 때 가출해 아버지와 살며 셀 수 없는 폭력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아버지의 폭력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결국 다짐했습니다.
"내 편이 없다면 내가 내 편이 되자."
그간 이겨내기 어려운 시기들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 덕에 씩씩하게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정신질환 및 고립•은둔청년 지원단체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근데 나, 잘 살아가고 있나?’
문득 20대 후반에 접어들며 막연한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고 도움주신 분들께도 감사함을 전하는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씩씩하게 살고자 꾹꾹 눌러뒀던 감정들에게도 조금은 솔직해져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