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제이크’와 ‘키라’ 부부가 어린 딸 ‘미카’의 실질적 양육을 위해 구매하여 함께 살던 안드로이드 ‘양’이 갑작스럽게 작동을 멈춘다. 서비스 센터에서는 안드로이드를 분해하여 재활용하라고 무심하게 말하지만 차마 그럴 수 없다고 거부한다. 다른 방법을 찾기 위한 여정 중에 ‘양’의 기억 장치에 저장된 세월을 훑게 되면서 인간 존재와 기계, 그리고 가족에 대하여 사유한다.
공식 스틸컷
영화에서 보여주는 가족의 형태는미디어에서 그려지는 전형적인 모습과 매우 다르다.백인 남성, 흑인 여성, 동양인 딸, 그리고 안드로이드 로봇.다인종을 넘어서 철저한 비혈연 관계로 구성되어 있다.오늘날 가족은 혈연주의를 탈피하여정서적으로 결합된 공동체라고 믿는 나에게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 설정이다.
최근 들어서는 입양 가정과 다문화 가정을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이와 더불어 AI 기술이 인간 삶에 깊게 얽힌 오늘날,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숱하게 마주할 가족의 이야기를미리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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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많은 SF 장르가"안드로이드 로봇을 인간처럼 받아들여야 하는가?"를논의하고자 했다면,이 영화는 "로봇도 가족이다"에서 출발한다. 각 구성원들이 양을 아들과 오빠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는 ‘가족’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이제는 그저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이유만으로가족이라 부를 수 없는 사회이다. 때로는 그 정의가 다소 폭력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누군가를 옥죄이는 죄책감이 될 수도,누군가를 배척하는 장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다양성의 시대에 내가 진정받아들이는 가족이란 무엇일까.
미래사회에, 어쩌면 현대사회에도인간과 유사한 외모와 기능을 갖춘 AI와의 공존은더 이상 낯설고 놀라운 일이 아니다.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기 시작하면서가족의 범위를 동물에게까지 확장해야 한다는일부 의견이 등장했던 것과 같이,점점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는 흐름에기술의 발전 역시 활발하게 논의될 담론이다.
"로봇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서 출발해결국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져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