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머리카락
삭발을 한 대머리는 단순히 머리가 없는 게 아니다. 대머리도 나름의 헤어스타일이 있다. ‘머리가 없는 스타일’이라는 표현이 어색하게 들릴 수 있지만, 우리는 보통 있는 것의 다양성만 고민하지, 없는 것의 차이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대머리들 사이에서도 분명한 스타일이 존재한다.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삭발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유형이 있음을 알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철저히 관리하며 스타일을 만들고, 어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화를 이룬다.
도브 스타일: 완전히 매끈한 민머리를 유지하는 스타일이다. 이들은 매일 면도를 하며, 각질 제거에도 신경을 쓴다.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두피를 면도하는 모습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머리카락이 있는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미용실을 찾는 것처럼, 완벽한 삭발을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루틴이 된다.
내추럴 삭발 스타일: 머리를 밀어버린 후 자연스럽게 내버려 두는 스타일이다. 살짝 까칠한 느낌이 남아 있지만, 이것이 또 다른 멋이 된다. 나이키 운동화와 후드티를 걸친 40대 남성이 자연스럽게 삭발한 두피를 드러낼 때의 분위기를 떠올려 보자. 깔끔함과 동시에 자유로운 느낌이 공존한다.
폴리싱(광택) 스타일: 매일 두피를 광내는 사람들도 있다. 한 환자는 “대머리도 반짝여야 멋있는 거 아시죠?”라고 말하며 자신의 빛나는 두피를 자랑했다.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 머리 없는 스타일을 위해 왁스를 바르고 관리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유튜브에는 ‘대머리 광택 유지하는 법’ 같은 영상도 있다. 그는 대머리를 ‘스타일’로 만든 것이었다.
면도날을 정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두피에 수분 크림을 발라야 건조함을 방지할 수 있다.
햇빛에 노출될 경우 선크림을 필수로 발라야 한다.
너무 딱 붙는 모자는 두피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통풍이 잘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대머리 스타일을 유지하는 과정이다. 결국 대머리도 머리카락이 있는 사람들만큼이나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이제야 제대로 된 내 모습을 본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한 표정이었다. 대머리는 단순한 신체적 변화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일 수도 있겠구나. 머리카락이 있든 없든, 중요한 건 자신이 선택한 모습에 대한 당당함이다.
그렇다. 대머리도 헤어스타일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선택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