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해내다니

혹시~! 천재견?

by 명랑 숙영

자두가 잘 가지고 노는 공이 있다.

럭비공처럼 생겼는데 파란색으로 크기는 야구공만 하다. 안에는 방울이 들어있고 1㎝가량의 구멍이 팔방으로 뚫려있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딸랑딸랑’ 소리가 나서 갖고 놀기에 안성맞춤이다.

자두아빠가 불시에 던진 공을 자두가 잡으려다 미끄러지고 헛발짓을 하기도 했다.

근데 문제는 공이 통통 튀어 집안 구석구석으로 숨어버리는 것이다. 찾다 찾다 공을 찾을 수가 없어 놀이를 포기할 때도 있었다.


그날도 공을 찾으려고 집 전체를 뒤졌다.

“자두야, 공 찾아! 공이 어디 있을까?”

자두에게 보란 듯이 과장되게 행동하며 공 찾으라는 말을 반복했다. 몸을 숙여 침대 밑이며 방, 거실, 주방 구석구석을 뒤졌다.

자두도 내 모습을 흉내 내듯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공을 찾았다.

우리가 찾는 공은 두 개였는데 한 개도 찾지 못해 포기할 때쯤 하나를 발견했다.

공은 침대 옆 의자 사이에 얌전히 숨어 있었다.

“자두야, 공 저기 있네. 고~옹 물어와.!”

난 손가락으로 공이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자두는 1~2초 생각하듯 잠시 머뭇거리다 그쪽으로 갔다.

그런데 금세 다시 돌아오려고 했다. 가는 도중에 잊어버렸나 싶어 급하게 한 번 더 공을 물어오라고 재촉했다.

자두는 멈칫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난 손가락으로 침대가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자두야, 공 저기 있네. 어서 가서 고~옹 물어와!”

난 목소리에 간절함과 힘을 실어 자두를 응원했다.

자두도 내 맘을 알았는지 그곳으로 가서 공을 물었다. 탄성이 있는 공은 미끄러져 ‘딸랑딸랑’ 소리를 내며 도망갔다. 자두는 앞 발을 이용해 공을 잡으려 애썼다.


'자두는 내가 있는 곳까지 무사히 공을 물어올 수 있을까?'

조마조마한 마음도 잠시,

20250621_124310.jpg 재미로 쓴 붓펜 글씨

말로 해서는 믿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자두가 내 말을 알아듣고 공을 찾아서 물고 오다니 신기하기만 했다.

동영상을 찍어 두지 않은 것이 너무 후회되었다. 순간 ‘반짝’하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자두가 공을 찾아오면 그 속에 간식을 넣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공에 대한 애착'이 생겨 더 잘 물어 오지 않을까.


공 속에 간식을 서너 개 넣어 자두 입속으로 던졌다. 자두는 정확하게 공을 받아서 앞발로 공을 굴러가며 간식을 꺼내먹었다. 공이 움직일 때마다 ‘딸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간식이 빠져나왔다.

공을 가지고 노는 자두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자두가 이렇게 영리하다니. 혹시, 천재견인가?'


물론 나의 착각이 깨지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