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 거 아냐?
자두가 간식 봉지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고 안방 입구에서 주방에 있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소리가 좀 더 커지면 1m 전방까지 와서 혀를 날름거린다. 먼 길 온 성의가 무색하지 않게 간식 하나를 입안에 넣어준다.
자두가 간식 맛에 길들어 사료는 잘 먹지 않는다.
“자두야, 밥 먹을까? 밥 먹어야지.”
주방에서 자두를 향해 사료 봉지를 들고 흔들었다. 식욕을 먼저 점검하기 위해서다.
재차 부르자 자두는 마지못해 거실로 나왔다.
“자두, 밥을 먹어야 간식도 주는 거야. 어서 밥 먹자.”
말을 알아듣기를 바라며 사료를 그릇에 부었다. 먹지 않을 걸 알지만 혹시 먹을 수도 있으니까.
자두는 사료 그릇을 잠시 보더니 아무것도 섞지 않은 '그냥 밥'인걸 확인하고 돌아섰다.
난 어떻게든 자두를 붙잡아야 했고 얼른 냉장고 문을 열어 자두가 좋아하는 달걀을 꺼냈다.
'냉장고에서 맛있는 게 나온다'는 걸 아는 자두는 내 손을 쳐다보았다.
“자두야, 밥 먹으면 엄마가 에그프라이 해줄게. 자두 에그프라이 좋아하잖아!”
달걀을 쥐고 있는 손을 자두 머리 위에서 흔들며 ‘에그프라이 에그프라이’라며 노래를 불렀다.
자두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사료를 깨작이며 먹기 시작했다.
안 먹으면 그릇을 치워버리고 다 먹으면 보상으로 ‘에그프라이’를 해주곤 했는데 그게 통한 모양이다.
난 신기해하며 그 모습을 구경했다.
“어이구, 우리 두두 잘도 먹네.”
‘와그작와그작’ 경쾌한 소리를 내며 먹는 자두가 기특해 머리를 쓰다듬었다.
양을 조금 더 붓지 않을 걸 후회하며.
먹을 만큼 먹었는지 자두는 사료를 조금 남겨 놓았다.
밥 한술 남겨 놓는 사람이 그리 미울 수 없던데 자두가 꼭 그 짝이다.
“자두야, 조금만 더 먹어. 응?”
통사정을 했지만 자두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마음에 남은 사료를 손으로 긁어 입에 갖다 댔지만, 자두는 고개를 돌렸다.
‘사료 먹이기가 이리 어려워서야.’
거절당한 듯 마음이 상했고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부모는 어린 자녀에게 밥 한 숟가락 더 먹이려고 식사 때 전쟁을 벌인다.
내가 바로 그 심정이다.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개라는 것만 다를 뿐.
먹성 좋은 두 딸을 키울 때는 이런 마음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근데 신기하게도 자두가 그릇 주변에 흘린 사료를 모두 주워 먹었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인지...'

자두 식습관을 잘못 들였다는 자책감이 든다.
건강이 나빠지기 전에 고쳐야 할 텐데 약간 마른 자두를 보면 고민이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