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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욱래 Jun 19. 2024

6. 희망에 속아서Ⅱ

장편 현장소설 《카페 가는 길》

  며칠 건너 하루 이틀씩 막노동을 뛰러 나갔다. 매장 분위기를 살리려면 조명이 중요했고 여간 여러 가지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다. 인터넷 포털의 가격 비교 서비스를 장시간 훑고 골라서 가장 싼 조명등들로 시켰다. 

  절에 있는 높은 A형 사다리는 흔들거렸다. 불안했지만 새로 살 수도 없었고, 산다고 해도 그 긴 것을 실어 오기도 어려웠다. 간판도 연결하고 사놓은 조명등도 달아야 해서 마음을 굳게 먹었다. 미지의 전기작업을 나 홀로 해 보기로 했고 그 수뿐이었다. 매장―이제부터는 매장이라 하겠다―의 천정 꼭대기까지의 높이는 5m가 넘었고, 사다리 꼭대기에 서면  아찔아찔했다. 나는 흔들거리는 사다리를 옮겨가며 전선을 끌면서 오르고 또 올랐다. 몇 학년 때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초등학교 때 자연 과목에 배웠던 직렬 병렬만 떠올렸다. 이 선으로 전등이 안 들어오면 다시 풀어서 저 선하고 연결하면 점등이 되는 것이었다. 까짓것 괜히 겁을 집어먹은 것이었다. 

  하나하나 워낙 꼼꼼하게 작업했으므로 혹시 나중에 혹시 문제가 생기더라도 어디에 원인이 있을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전기 기술자 연하는 사람을 한 번 부르려면 돈을 엄청나게 부르는데 막상 해 보니 별것 아니었다. 나는 예전에는 그렇게 돈을 버리며 살았던 것이다.

  날은 너무 뜨거워졌고 햇볕이 내려 쏘는 뜨락에 나와 있노라면 산 모기들도 어디로 피서를 가버렸는지 종적이 없었다. 이제 옆 동의 화장실을 마감할 차례였다. 예전에는 큰 방이었다고 했다. 이전에 절에서 절반을 막은 다음 그런 업체를 하는 신도의 시주를 받아 두 칸의 조립식 칸막이 안에 하나씩 양변기를 앉혀 놓았으나, 합판 반자는 썩어서 다 내려앉은 데다가 가늘게 몇 줄 금이 가 있는 미장을 한 시멘트 바닥째 그대로였다. 아내가 요즘은 화장실을 특히 많이 본다고 신경을 쓰라고 했지만, 무슨 돈이 있어야 무엇을 잘 해놓든지 할 것이 아니겠는가.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데를 들러보면 너무 쓸데없이 화장실에 돈을 발라 놓았다. 언제부터인가 이 나라에서는 유독 화장실로 유난을 떠는 것이다. 화장실이 깔끔하면 되었지 호사스러울 필요까지 있을까? 허영 아닌가? 아니, 화장실에서 살기라도 할 것인가? 진종일 들어앉아서 대변만 볼 것도 아니고, 바닥에 떨어진 밥풀이라도 주워 먹을 텐가? 아무리 그래도 변소는 변소일 따름이다. 다른 것들은 죄다 형편없는데 화장실에만 공을 들여놓으면 이상하지 않은가. 무엇이든 적당하면 되는 것이다.

  시류에 나는 역행하기로 했고, 형편상 그러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뒷산 쪽 절길을 따라 올라가 보니 마침맞게 살굿빛 나는 세면기가 썩은 낙엽 더미에 반쯤 묻혀 있었다. 새것으로 바꾼 뒤 어떻게 폐기물 처리하기가 곤란했으리라. 그전에 눈여겨보아 두었던 것은 아니었다. 역시 절에 허락을 받아서 창 쪽에다 세면대를 앉히고 물을 연결했다. 역시 시내에서 누가 길거리에 내다 버린 플라스틱 욕실 장은 창문 옆에 붙이면 쓸모 있을 터였다. 반자는 역시 T&G 목재 패널을 사다 얹는 것이 손쉬웠다. 내부 벽은 썩고 들뜬 벽지를 벗겨낸 후 흰색 유광 수성 페인트를 사다 칠했다. 천장에 달 LED 전등들과 노출 스위치 한 개, 전선 등속을 전기 재료 도매상에서 사면서 환풍기는 뺐다. 그것을 사서 틀면 겨울에는 더 추울 테고 나머지는 창문을 열어놓으면 그뿐이다. 무엇하러 조금이라도 전기를 쓸 것인가. 

  이번에는 바닥이 고민이었다. 나는 돈이 있더라도 사람을 불러서 타일로 깔지 않을 생각이었다. 마찬가지로 예전부터 거래하던 시내 페인트 집에서 43000 원을 들여서 옥상 방수용 우레탄 페인트와 경화제, 로라를 사 왔다. 그 전에 발라야 하는 하도와 중도 페인트까지 살 돈이 없었으며, 우레탄 시너도 필요한데 그것은 따로 18000 원이라 엄두가 안 났다. 며칠 후 그 집에서 산 것들을 다 가지고 가서 환불받았는데, 돈을 쓰고도 금세 다 벗겨져 버리면 어쩌나 하며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나뭇결무늬의 PVC를 까는 것이 낫겠다는 착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것이라면 예전에도 몇 번 내 사무실에 직접 깔아본 적이 있었다. 화장실 공간 13㎡ 남짓에 네 상자로 예상해서 7만 원쯤 준비했는데 계산에 실수가 있었다. 여덟 상자나 들어가야 했고 인터넷으로 시키면 상자 당 15000 원 정도로 총 12만 원, 접착제는 3만 원이 넘는 것이었다. 합이 15만 원 이상! 

  다시 인터넷으로 들여다보고 있자니 16㎡ 정도 작업할 수 있는 분량의 방수용 우레탄 페인트 세트가 7만 원 남짓뿐이 안 했다. 시내의 그 예전 거래처는 역시 바가지였던 것이었다.


  나 역시도 특히 이 동네에 소비 많이 하고 살았었다. 소비하느라 돈을 모으지 못해 이렇게 개고생해야 하는 것밖에는 남은 게 뭐가 있는가. 결과는 영락(零落)뿐이었다. 


  내가 신춘문예에 냈었다고 한 그 중편소설의 부분이다. 그네들이야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없는 사람들은 비싸게 사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내가 이때 얻은 교훈은 일하기 전에 오히려 게을러야 한다는 것, 귀찮아하면서 더 나은 생각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 생각을 바꿔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것들이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옳은 방법이었다.




  내가 임대 보증금의 태반을 잃고 나올 수밖에 없었던 옛 사업장의 바로 옆 건물 일 층에는 꽤 넓은 슈퍼마켓이 오랫동안 들어 있었는데 한순간 다 뜯고 나간 다음 두어 달 비어 있었었다. 얼마 뒤 그 앞뒤로 가림막이 쳐졌고 바깥에 각재 등 많은 자재가 쌓였다. 가림막에 커피 이미지가 들어가 있어서 필시 카페 인테리어 공사겠거니 했다. 자세히 보고 나서 알게 되었는데이전까지 나는 커피 브랜드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국내 기업에서 들여온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내가 먼저 작업을 끝낼 수도 있겠거니 했으나 돈을 만들면서 홀로 하는 터라 진척이 여의치 않은 데다가 거의 달포는 오전 시간을 다른 데 써야 했다. 그 뒷산에 절에서 한옥 별당을 한 채 새로 지었는데 ‘당골 막이’ 작업이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발판 만들어 세워놓고 혼자서 산기슭의 황토를 퍼다가 이겨서 올리고 바르는 반복 노동을 지겹게 끝낸 다음에는 목공 일도 잘한다고 다시 그 건물의 전면 뜨락에 혼자 쪽마루까지 짜서 둘러놓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월 임차료를 만들어 바치는 것보다는 백번 나을 터였다. 

  나보다 한참 뒤에 공사를 시작했던 그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어느새 가림막을 걷어 치워버렸다. 역시 돈의 속도를 쫓아가는 것은 무리였다. 나는 그 건물 지하 대중목욕탕의 십칠 년째 단골이었는데 탈의실 들마루에 앉아 이용사그와 친했다에게 알아보았다. 

  “일 층에 카페 들어오는 자리, 한 육십 평 되죠?”

  “오십 평이라던데요.”

  내가 다시 물었다.

  “혹시 월세는 얼만지 아세요?”

  “삼백오십(만 원)일걸요. 아들 차려 주는 거래요. 아버지가 돈이 많은가 봐요.”

  그 아버지도 목욕탕에 가끔가다 온다고 했다. 

  “글쎄 인테리어만 일억 팔천(만 원) 줬대요. 그 아버지가 건축 쪽 일을 했나 봐요. 견적서에 가운데 기둥 하나 철거에 팔백만 원을 넣어 놨더래요. 너무 기가 막혀서 본사에 따졌대요. 그것만은 자기가 하겠다고. 장비 부르고 폐기물 처리까지 다 해서 팔십만 원 들더래요. 시공업자들 일하는 거 매일 지키고 있다 보니 서로 편해져서 한 번 물어봤대요. 인테리어 공사비 총액에서 진짜로 당신들이 가져가는 게 얼마냐? 딱 오천(만 원) 받아 간다고 하더래요.”

  “일억 삼천(만 원)을 아무것도 안 하고 본사가 먹는 거네요. 자기가 해도 그만큼 든다고 치고 월세 내고 직원들 월급 나가고 커피 팔아서 어느 세월에 그 돈을 다시 만든대요?” 

  "난들 알아요? 요즘 젊은 애들이 그렇죠, 뭐.”




  본채 뜨락에서 무엇을 만들고 있다가 보면 차가 한두 대씩 올라와서 차창을 내리고 묻고는 하는 것이었다. 얼마 전 성인 키만 한 높이로 나무 입간판을 만들어 아래 길가 한 편에 세웠기 때문인 듯했다. 

  “아직 영업 안 하나요?”

  “언제 오픈해요?”

  골프장 쪽으로 얼마큼 더 올라가면 높은 언덕바지의 과수원 가녘에 카페 간판이 붙은 단층 건물이 있는 줄 알고 있었다. 문을 닫은 것 같았었지만 확실한가 하여 두어 달 전 들른 적이 있었다. 유리 출입문을 통해 안쪽의 에스프레소 머신 따위를 기웃거리고 있는데 웃는 인상의 통통한 쉰 후반의 여자가 어디서 오더니 손주들 돌보느라 여의치가 않아 카페를 닫아두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서 작업을 끝내면 이 동네에서는 내 카페가 유일할 뻔했는데 바람대로 되지는 않았다. 얼마 되지 않아 그곳에 세입자가 들어와서 영업을 재개한 모양이었다. 가끔가다 아랫길까지 내려가면 손님 차가 몇 대씩 서 있는 것이 멀찌감치 보였다. 

  일은 계획대로만 되지 않는다. 이제 에스프레소 머신을 놓아야 해서 일전에 말했던 기계를 어떻게 사 볼 요량으로 그 편의점을 들렀다.   

  “이거 보기보다 엄청 비싸요. 스위스 거라는데 1300만 원 넘게 줬어요.”

  세상에 수월한 일은 하나도 없다. 예상대로였다면 상당히 아낄 수 있었겠지만, 완전히 반대로 짚었던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해 보려고 했는데 틀어져 버렸으니 도리 없이 모친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나와 친했던 고등학교 후배5장에서 이야기한 바 있는, 골프 치러 가다가 나를 만났던 그 후배의 친구다의 처도 시내에서 카페를 차린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들러보니 아는 사람이 인근 읍에서 카페 두 개 하다가 다 망했는데 한 군데에 있던 장비를 500만 원에 전부 사 왔다는 것이었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전동 커피 원두 그라인더, 제빙기, 핫 워터 디스펜서라는 것에 테이블 냉장 냉동고와 키 큰 업소용 음료 냉장고 일절이었다. 그녀는 다른 곳의 장비 일체를 그 가격으로 떠안는 것을 권했으나 특히 에스프레소 머신은 관리가 엉망이었으면 큰일 나는 것이기에 아무래도 애프터서비스가 되는 새것으로 들이는 것이 안전했으며 술집도 아니고 업소용 음료 냉장고까지는 필요가 없었다. 

  나는 결국 아내의 그 오촌 조카의 카페로 가서 물어보았고 가격에 대비해 쓸만하다고 하기에 연락처를 받아 250만 원짜리 똑같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시켰다. 후일담인데 아까의 후배 처가 그렇게 중고로 샀던 에스프레소 머신은 이 년도 안 되어 못쓰게 되었고 새로 내 것과 같은 제품으로 사려고 보니 400만 원 넘게 올라버린다. 

  이왕 손 벌린 터에 그 집 것과 똑같은 전동 커피 원두 그라인더―그냥 그라인더인데, 잠깐씩 손으로 당기는 게 뭐가 힘들다고 훨씬 비싼 자동 그라인더가 필요할 것인가―와 제빙기를 시켰고, 고심하다가 디저트 종류를 보게끔 넣어놓고 팔 냉장 쇼케이스를 작은 것으로 추가했다. 핫 워터 디스펜서와 테이블 냉장 냉동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언제든지 망할 수 있으므로 최소한의 생산수단만 준비해야 했다. 내가 들러본 카페 중 장사가 되든 안 되든 그 비싼 핫 워터 디스펜서가 없는 곳은 없었다. 어떤 선택이든 결과는 오로지 그 사람의 몫인 것이다. 편의점도 아니고 무슨 산속의 카페에 손님이 한꺼번에 몰리면 또 얼마나 몰린다고 하루 24시간 내내 예열하느라 전기만 쓸데없이 먹어야 하는 애물단지가 필요하겠는가. 지금 시절에는 하도 값이 싸져서 한두 개씩은 없는 집이 없는 무선 전기 주전자면 충분할 터였고 집에 여분의 것이 있었다. 




  이제부터는 어떻게든 고정비를 줄여야 하였다. 아니면 커피는 무엇하러 팔겠는가. 매장에 기본 3 kw의 전기가 들어와 있으나 한국전력 지사에 전화만 하면 5 kw까지는 계약전력을 올릴 수 있었다. 보통 그렇게 쓰듯이 10 kw로 증설하려면 전기업체에 주어야 할 공사비가 50만 원가량에다 한국전력 지사는 시설 부담금 명목으로 60만 원 정도를 받아 가고, 그다음에는 매달 두 배씩의 기본요금을 내야 하는 것이었다.

  산속이라 유월까지는 매장에 선풍기만 돌려도 괜찮았기에 잘하면 냉방기가 없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장마가 지나고 나서는 온 세상이 다 후텁지근한데 산속이라고 별수 없었다. 혼자 생활한다면 몰라도 장사는 어려울 터였다. 전기 사용은 무조건 5 kw 내에서 맞추어야 했다. 아파트에 살았을 때 거실에 두었었던 48.8㎡ 형 냉방기와 실외기를 업자의 트럭에 같이 실어서 가져다 설치했다. 가동을 해보니 천장높이도 높고 목조건물이라서인지 가정용이라도 적당했다.    

  한 날 아침에는 집 근방 인도에 하얀색 사 인용 테이블이며 맨 위에 스핑크스의 머리가 붙은 철재 테두리의 큰 반원형 거울이 작고 낡은 가구들 틈에 끼어 있었다. 바로 앞쪽 집에서 누가 이사 가면서 내놓고 간 것들인듯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수수께끼를 내었다는 스핑크스. 이야기가 있는 소품이 될 터였다. 테이블은 도저히 그대로 승용차에 실을 수가 없어 다리를 드라이버로 일일이 분리해야 했다. 기다리고 잘 보면서 다니면 어떻게 내가 필요한 줄 알고 멀쩡한 테이블에 거울까지 공짜로 생기니 신기한 일이었다.

  변호사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고 일행과 함께 현장에 들르겠다고 했다. 아직 커피나 음료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자기들이 마실 것 따위를 사 오겠다는 것이었다. 한쪽 벽면에는 벌써 내 문학적 선배들 다섯 명의 흑백사진을 붙여두었다. 그 바로 아래쪽에 그날 가져온 하얀 테이블을 붙인 다음 화장대처럼 바로 위에다 스핑크스 거울을 걸어놓고 앞으로 이 자리에서 글을 쓸까 어쩔까 하면서 궁상을 떨고 있는데 앞마당 가운데의 느티나무 옆으로 큼직하고 멋진 자동차 한 대가 대는 것이었다. 영국 회사의 고급 승용차였다. 뒤따라 다른 차도 올라왔고 변호사 친구가 내려 일행과 함께 들어왔다. 자기들이 들고 온 것을 마시고 먹으며 한참 이야기들을 하는데 바깥은 저물고 있었다.

  “그런데 전 주위를 많이 의식해서 칸막이가 있으면 더 좋겠어요.” 

  문인 협회의 그 사무국장이 따로 앉아 있는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아니 ‘에이허브’나 ‘카페 빈’도 안 가 보았나? 요즘 어디가 칸막이를 치는가? 

  아주 옛날이야기지만 이 층으로 올라가면 자리마다 칸막이가 되어있고, 모든 것이 짙은 갈색이었던 커피숍. 나는 자주 그곳에서 한 여자와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며 대화했었다. ……세월은 아득히 흘렀고, 이제 와 나는 카페를 하고 앉았어야 하는 것이었다.

  칸막이 없이 통으로 터 두는 것이 작금의 추세로 매장 안의 사람들도 배경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자릿값이라며 변호사 친구가 돈을 조금 꺼내주는 것을 받지 않았다.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우리!”

  그녀가 매장을 나서면서 내게 짤막하게 말했다. 내가 마당까지 나가서 차가 굉장하다고 했더니 그녀는 웃더니

  “같이 사는 사람 거예요. 차에 다 거는 사람이거든요."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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