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붕어만세 Jun 15. 2024

순망치한 | 脣亡齒寒

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입술(脣)이 없으면(亡) 이(齒)가 시리다(寒). 얼핏 서로 상관없어 보이지만 실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사이를 말할 때 사용합니다. 우나라와 괵나라는 작은 나라이기도하고, 나란히 붙어 있기도 해서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습니다만, 우나라가 진나라의 계책에 넘어가는 바람에 함께 멸망합니다.


어느 날, 진나라는 우나라의 이웃 괵나라를 치려 하니 진나라 군사들이 우나라를 지나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예물로 보낸 보물에 혹한 우나라 왕이 이를 승낙하려 하자, 진나라의 속셈을 꿰뚫어 본 신하 궁지기가 극구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괵나라가 망하면 우나라 역시 망한다며 두 나라 사이를 이와 입술에 비유했는데 여기에서 순망치한이 나왔습니다.

1+1 이냐고 물으신다면, 패키지라고 답하는 게 인지상정!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기원전 655년. 진헌공은 우나라와 괵나라를 치기 위해 이극을 장수로 세워 군사를 일으킵니다. 우나라와 괵나라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작은 나라들로 진나라가 괵나라를 치려면 반드시 우나라를 지나야 했습니다. 이극은 우나라 왕에게 좋은 말과 진귀한 보물을 보내며 진나라는 그저 괵을 치려 할 뿐이니, 우나라를 지날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우나라의 신하인 궁지기는 진나라의 속셈을 빤히 들여다보고 딱 잘라 거절할 것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예물이 아까웠던 우나라 왕은 결정을 망설입니다. 궁지기는 우나라와 괵나라 사이는 마치 이와 입술과 같아, 서로 의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간곡하게 설득했지만 겨우 한 줌 재물에 넘어간 우나라 왕은 진나라의 제안을 수락해 버리고 맙니다.


나라의 멸망을 직감한 궁지기는 크게 한탄하며 식솔들과 함께 나라를 떠났습니다. 이극이 이끄는 진나라의 군대는 우나라를 지나 괵나라를 친 뒤, 그대로 군대를 돌려 우나라 마저 쳤습니다. 이극은 선물로 보냈던 예물과 명마를 모두 되찾아 진나라로 돌아갔고, 손 한번 못 써보고 당한 우나라 왕은 진나라 변방으로 쫓겨나 여생을 마쳤습니다. 



우나라와 진나라의 크기를 생각해 보면, 우나라가 버틸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괵나라와 연합해서 막어냈다면 어떻게든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요?






창이랑 방패만 들고 오래..




FIN.





이전 05화 문경지교 | 刎頸之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