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이자성어 이야기.
닭(鷄) 갈비(肋).. 네. 그 닭갈비를 계륵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닭갈비는 치즈 끼얹고 대파 송송 썰어 넣는 요즘 닭갈비는 아니구요. 닭갈비 자체가 살이 애매하게 붙어 있고 뼈는 많은 부위라서, 먹자니 손이 많이 가고, 그냥 버리자니 좀 아깝다는 의미로 쓰고 있습니다.
유비와 한중을 두고 다투던 조조는 군사를 물려야 하는 상황임에도 결단을 못 내리고 망설이다 대패를 당합니다. 최측근인 맹장 하후연을 잃었고, 사람이 좀 얄미워서 그렇지 유능한 신하였던 *양수의 목도 쳤으며 끝내 한중 마저 잃었습니다. 게다가 늘 한 수 아래로 접어보던 유비에게 크게 패한 전쟁이라 더 속이 쓰렸을 겁니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217년. 유비는 군사를 크게 일으켜 조조가 삼켰던 한중을 칩니다. 한중을 지키던 위나라의 장군 하후연은 황충의 기습으로 목이 날아갔고, 초반 승세를 잡은 촉나라가 작정하고 위나라를 몰아치는 통에 한중은 점점 궁지에 몰리고 있었습니다. 218년 가을, 보다 못한 조조는 직접 군사를 이끌고 한중으로 나섭니다.
일단 군사를 이끌고 나오기는 했는데, 한중의 전황은 계속 꼬이기만 합니다. 유비는 험준한 지형에 기대 우주 방어에 들어갔고, 조운은 조조의 진영을 자기 집 드나들듯 설치고 다닙니다. 조조 입장에서는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죠. 이래저래 지친 조조의 군대에서는 하나 둘 탈영병이 나오더니, 나중에는 촉나라에서 싸움을 걸어도 진지 밖을 나서지 못할 정도로 많은 병사들이 도망치기에 이릅니다. 조조는 슬슬 철군을 고민하기 시작했으나, 한중은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땅이었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던 어느 날, 하후돈이 조조에게 오늘의 암호를 무엇으로 할지 묻자 조조는 “계륵”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저녁 상으로 올라온 닭갈비를 먹다 무심결에 뱉은 암호입니다.
한편, 암호가 계륵인 것을 알게 된 양수는 조조가 곧 군사를 물린다고 생각해 군장을 꾸렸습니다. 부하 장수들이 명령도 없이 철군을 준비하는 것을 안 조조는 크게 노해서 양수의 목을 쳤습니다만, 격노한다고 전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죠. 219년 초여름. 버티던 조조는 결국 군사를 물렸고, 한중은 그렇게 유비의 땅이 되었습니다.
덧 1) 양수의 죽음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나는 계륵과 관련해 죽음을 맞았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위나라의 후계자 문제에 끼어들어 조조가 날렸다는 설입니다. 둘 다 괘씸죄라고 봐야죠..
덧 2) 갈빗대 륵(肋)의 소전체를 못 찾겠네요. 고기(肉)에 힘(力)이 붙은 글자라 저렇게 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