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기인지우(杞人之憂) 혹은 기인우천(杞人優天). 기 나라 사람의 걱정이라는 뜻으로 세상 쓰잘데기 없는 걱정을 말합니다. 옛날 기 나라에 살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무슨 걱정이 있는지 잠도 제대로 못 이루고 밥도 잘 못 먹으며 점점 야위어 가고 있었습니다.
보다 못한 친구가 무슨 일인지 묻자, 기나라 사람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까 봐 너무 두려워 잠조차 이루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대답을 들은 친구는 껄껄 웃으며 그럴 일은 없다며 이치를 풀어 잘 설명해 주었고, 기나라 사람의 걱정은 세상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뜻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남북조시대. 양 나라의 관리였던 사기경은 재능이 많고 영민한 사람이었습니다만, 세상이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보니 정치에는 큰 뜻을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술잔을 들어 많은 사람들과 사귀었는데, 한번 술 판을 벌이면 가게에 술이 떨어져야 자리를 끝내곤 했습니다.
왕은 이런 사기경이 영 마뜩지 않았습니다. 때마침 사기경이 참여했던 토벌군이 싸움에 패배하자, 왕은 패배를 핑계 삼아 사기경을 파직해 버립니다. 그즈음, 좌승이던 유중용 역시 파면당해 낙향하자 사기경과 유중용은 산으로 들로 쏘다니며 함께 잔을 기울였습니다.
두 사람은 장례 치를 때나 사용하는 덮개 없는 수레를 함께 타고, 상여꾼처럼 종을 치며 죽은 이를 애도하는 노래(弔歌)를 목청껏 부르기도 했습니다. 혼란스러운 시대에, 세상 만물의 의미(물의/物議)를 따져보지 않고 그저 술로 세월을 보내는 두 한량이 좋게 보일리 없는 법. 이후로 물의는 자신의 본분을 잊고 철부지처럼 행동한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