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에 설레는 이유

살아보니 그렇더군요. 진심 어린 한마디

by 정상환

에르메스, 루이뷔통, 샤넬. 이른바 ‘에·루·샤’라 불리는 브랜드 앞에 전 세계가 줄을 섭니다.

'오픈런', 심지어 ‘노숙런’이란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죠.

코로나19의 충격에도 명품 시장은 굳건했습니다.

2024년 전 세계 명품 시장 규모는 약 400조 원 내외로 추정됩니다.

다소 둔화세가 있었지만 여전히 웬만한 국가의 경제 규모에 맞먹는 크기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명품 패션 시장만 보더라도 2024년 기준 약 7조 원 규모에 이른다 합니다.

한국 소비자의 ‘럭셔리 사랑’은 이제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뿌리 깊은 문화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명품은 나에게 당당한 자신감을 준다."
"명품은 나를 잘 표현해 주는 것 같다."라고 애호가들은 말합니다.
고단한 경쟁사회에서 치열하게 버텨낸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 자기만족이라 합니다.

집, 자동차 등 고가의 내구재들은 내 생애 누릴 수 없을 것 같아,

나를 위해 ‘소박(?)한 위안’을 얻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이젠 과시를 넘어 ‘나의 표현 방식’이 되었죠.
이 정도의 스몰 플렉스(작은 자기 과시),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를 누릴 자격은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겁니다.

‘가심비(價心比)’ 우선이라 하겠죠.

그러나 저는 아직 이 흐름이 완전히 마음에 와닿진 않습니다.

‘근면과 절약의 시대’를 살아온 ‘가성비(價性比) 우선’의 세대이기 때문일 겁니다.

"샤넬, 루이뷔통 가방은 더 들어가냐? 그 돈이면 에코백 100개는 사겠다."

“남에게 과시도 좋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게 진짜 세련된 거 아니냐.”

명품이라 불리는 제품은 사실 고가품, 사치품에 불과하고,

마케터의 농간(?)에 휘말리는 것이라 어깃장을 놓지만,

명품 애호가들의 표정은 뜨악하기만 합니다.

거기다 "고가품, 사치품으로 치장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명품이 되어야 한다."라고

한 마디 더하면 고개를 외로 꼬고, 저는 이미 구제불능의 꼰대가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명품에도 분명 짚어볼 시사점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왜 사람들은 명품에 마음을 빼앗길까요?

그것은 단순히 고가품이거나 희소성 때문은 아닐 겁니다.

‘최고’라는 이미지가 주는 상징성 때문이겠죠.


명품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흔히 짝퉁을 떠올리겠지만, 사실은 ‘평범’ 아닐까 싶습니다.

짝퉁은 그나마 명품이 되고자 하는 욕구와 노력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요?
남이 짝퉁이라고 폄훼할지 몰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보다 그 노력이 더 가상하지 않나요?

짝퉁, 명품이 되고자 하는 노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거울을 보며 가위 바위 보를 하면 평생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살 수밖에 없다. 매일 비기는 삶뿐이다.
거울을 등져야 합니다.

승부를 알 수 없으나,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명품인 것은 없었습니다.

작은 골방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코코 샤넬’도, ‘살바토레 페라가모’도, ‘루이 뷔통’도, ‘마리오 프라다’도 그 시작은 보잘것없었습니다.

본디부터 명품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한 땀. 한 땀
그들은 다르게(different), 더 좋게(better), 특별하게(special) 만들려 했던 겁니다.
그래서 명품이 되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대부분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돈이 있어야 행복할 거라 말합니다.
저는 우리 친구들이 모두가 부자가 될 수는 없겠지만, 모두가 명품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성공의 반대말이 실패가 아닌 포기라 하는 것처럼 부단한 도전과 열정이 타올랐으면 합니다.

다르게, 더 좋게, 특별하게 정진하길 바랍니다.
명품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것이라 합니다.
돈을 쥐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명품인생을 체험했으면 합니다.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지만, 가난하게 죽는 것은 나의 잘못이다.’라는 말이 있더군요.

실력도 없으면서 불평등을, 노력하지도 않았으면서 불공정을 탓하면 명품 인생을 누릴 수 없습니다.


비록 아직은 골방이지만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명품을 닮으려 애썼으면 합니다.



사실 저도 명품 인생은 아닙니다.

그저, 살아보니 그렇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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