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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포국수 Sep 19. 2024

#13 - What is Growth?

Feeling a Thrill

What is Growth? – Feeling a Thrill (성장이란 무엇인가? – 가슴 설렘)


생존보다는 성장이라는 단어가 가슴을 뛰게 합니다. 악착같이 해서 살아남겠다는 생존과는 달리, 성장은 진취적인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죠. 제품과 마찬가지로 기업도 창업 이후 성장, 성숙, 쇠퇴 단계의 Life Cycle을 걷게 됩니다. 해당 기업의 역량과 대응전략에 따라, 단계별로 체류하는 기간이 조금씩 다를 뿐이죠.


이번 에세이는 기업의 성장 관련 다양한 이야기, 바람직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요건, 그리고 감사인이 유의해야 할 성장 이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Growing up / Grown up

40여 년 전 ‘Growing up’이란 영화가 국내에 개봉되었습니다. 청소년기의 남자 주인공 3명이 성장하면서 겪는 이야기였습니다. Grown up은 성인(Adult)이란 의미이지만, Growing up은 성장의 여지가 많은 사춘기 아이들입니다. 기업의 성숙/쇠퇴 단계를 Grown up이라고 한다면, Growing up은 성장 단계입니다.


기업의 Life Cycle 중 성장기에 조직원들이 가장 다이내믹하게 활동하고, 미래를 향해 질주합니다. 성숙 단계에서도 성과가 지속되지만, 성장 단계와는 차이가 있죠. 모든 기업이 성장의 우상향 궤적을 계속 그리고 싶어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기업이 혁신하지 못하거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지 못하고, 고객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기업의 성장은 멈추고 시장에서 사라집니다.


중국은 과거 G7 국가들과는 다른 경제성장 궤적을 그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전 세계경제 총량으로 6위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미국에 이어 2위입니다. 경제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패권을 경쟁하는 체급으로 성장했죠. 중국이 초고속으로 G2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14억 인구의 영향도 있지만, 디지털 기술시대에 중간기술을 Skip 하고 첨단기술로 직행하는 개구리式 도약(Leaf Frog)을 잘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신용카드 확대 단계를 뛰어넘어, 디지털 결제로 직행했죠. 이동통신 기술/제품도 3세대에서 5세대로 선행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올렸습니다. 중국은 Short Cut으로 경제체질을 바꾸었습니다. 개구리式 도약 역시 Fundamental이 미흡했다면 불가능한데, 시대적인 변화에 선택과 집중해서 이룬 성과입니다.


과거 일본과 한국이 아날로그식으로 압축 성장했다면, 중국은 스마트하게 디지털식으로 압축 성장한 것이죠. 중국의 Leaf Frog 성장방식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한국과 일본에, 성장의 힌트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가 경영실적 부진의 늪에 있다면, Leaf Frog 로드맵을 한번 그려보고 실천하면 어떨까요?


Daiso

일본과 우리나라의 다이소는 30년 이상을 균일가 소매점 카테고리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백엔숍,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가게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아성 다이소는 전국 1,500개 매장에 매일 100만 명의 고객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2030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라이프 스타일숍이자 ‘다세권’ 같은 신조어를 만들었습니다. 아성 다이소가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아 30년 만에 매출 3조를 달성했습니다. 한일 양국의 다이소는 1,000원짜리 상품을 파는 곳이지만, 굴지의 유통기업들을 뛰어넘는 경영성과와 성장세를 보여줍니다.


회사 내 경영계획이 없다는 일본 다이소 창업자 말은 많은 것을 웅변해 줍니다. 거창한 경영학 전문용어들을 사용하지 않지만, 다이소는 자신의 사업 리스크를 잘 파악하고 성장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어카 만물상에서 시작해, 폐업한 매장 공간을 빌려 성장을 지속했습니다. 글로벌 균일가 숍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일본 다이소의 성장 비즈니스 모델을 보면서, 21세기 디지털시대에도 통하는 Small Giant들의 성장 선구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Corporate’s Rise & Fall

많은 사람들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다이어트를 합니다. 막상 성공했더라도, 다시 살이 찌는 데는 단 며칠이면 충분합니다. 기업도 성장하기 위해 오랫동안 혁신활동과 투자를 하지만, 성장 가도에서 몰락하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1995년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 때, 저는 일본에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 NHK를 통해 삼풍 뉴스를 접하고는, 불과 1년 전인 1994년 성수대교 사고를 떠올리며 허탈했죠. 2014년 세월호 사고 등 저는 우리나라 대형 인프라 사고 3건을 돌아보면서, 기업에는 이런 유형의 사고가 없는지 그리고 왜 이런 사고는 반복되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사고는 주로 현장에서 일어나고, 현장은 리스크 요인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사고는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하인리히의 법칙처럼 사고 징후는 현장에서 사전에 감지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사고가 일어나면, 사고의 Root Cause를 밝히고 반성회를 합니다. 사고 반성회 뒤에는, 안전 불감증이라는 독버섯이 스멀스멀 기어 나와 반복됩니다. 기업의 성장 일변도의 정책은 안전 불감증과 치명적인 사고를 초래하며, 기업을 몰락시킵니다.


사고 발생 시 기업은 큰 위기를 맞습니다. 이때 조직원들이 망연자실할 것이 아니라, 리스크 확산을 차단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실패의 자산화를 통해 질적인 성장을 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축적한 실력과 경영성과를 통해 기업은 성장할 수 있지만, 한순간의 사고 및 컴플라이언스 이슈로 기업 생존마저 위협받습니다. 100년 동안 쌓아온 기업의 명성도, 단 하루 만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 지금의 경영환경입니다.


Growth Hacking

우리는 인터넷을 넘어 모바일, 이제는 메타버스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스타트 업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을 꿈꾸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성장을 외칩니다. 성장만이 외부 펀딩을 가능하게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이기 때문이죠. 성장을 위해 제품의 매력을 더 극대화하고, 마케팅을 극대화해 신규고객의 유입과 유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죠.


우수한 품질과 기능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경영자원을 무한정 쏟다 보면, 정작 마케팅해야 할 경영자원마저 다 허비하게 될 수 있죠. 제품개발과 성장 마케팅의 콜라보를 통한, 스마트한 기업 성장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업의 제한된 경영자원을 감안해 시장을 빨리 Tapping 해 제품을 심화 개발하고, 고객의 몰입도를 제고해 충성 고객화 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해야 합니다.


바로 그로스 해킹입니다. 페이스북, 에어비앤비도 그로스 해킹팀에서 비용효율과 과감한 마케팅 실험을 통해 큰 성장을 일구었죠. 일반 제조업체도 신제품 출시나 새로운 사업을 전개할 때, 과학적인 Growth Hacking방식을 사용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Requirements of Growth

피터 드러크는 기업에게 성장은 필수이고, 중요한 것은 제대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기업 내부적으로 성장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여부입니다. 기업의 성과는 임직원에게서 시작되는 만큼, 임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 곳까지 성장이 가능합니다. 기업은 학습 분위기를 제고해, 직원들이 역량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 성장을 위한 재무계획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회사의 재무적 여력과 플랜 없이, 성장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CEO가 미래 사업방향을 제시한다면, CFO는 목표가 달성되도록 재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실탄을 마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CEO의 의지와 강력한 실천이 요구됩니다.


기업이 실패하는 경우는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과거와 똑같이 하려는 관성의 힘이 강하기 때문이죠. 경영학의 구루 Jim Collins는 Fly Wheel의 성공 방정식이 가동되지 않고 관성이 지배하게 되면, 기업이 실패한다고 말합니다. 분배보다 파이를 키우는 성장이 좋은 방향이지만, 성장 위주의 일방적인 드라이브 역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성장의 과정에서는 성장통이 생기는데, 성장통을 치유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죠. M&A 등에 급급하다가 기업의 핵심역량과 정체성 관점에서 융합되지 못하면, 큰 탈도 일어납니다. 최근 급성장하는 스타트 업이나 Small Giants들은, 자신들의 제품 우수성과 고유성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업확대도 자신들의 정체성이 유지되고, 직접 관리가능한 지점까지만 합니다.


Question’s Power

역사상 최고의 인터뷰어(질문자)로 소크라테스와 예수를 듭니다. 소크라테스는 당시 젊은이들과 많은 질문들을 던지며, 철학적 사유를 공유했습니다. 예수 역시 그를 따르는 제자와 대중은 물론, 적대세력에게도 질문과 답변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두 사람은 상대를 인정했고, 상대에 대한 관심과 공감을 유지했으며, 동기가 부여되는 근본적인 질문을 했습니다. 최고의 인터뷰어가 이 3가지의 공통점이 있었다는 것은, 좋은 질문은 이 3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합니다.


조직 내에서 암묵지의 것들을 내면화 → 공통화 → 표준화 → 연결화라는 단계를 거치면서 형식지로 전환시키는 것을 지식의 나선 활동입니다. 저는 지식의 나선활동의 단초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질문을 통해 조직이 문제해결 방법을 공유하고, 다듬고, 연결하면서 기업은 성장합니다.


넷플릭스 개발자 회의에서는 참여자들이 거침없이 질문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냉소주의는 암’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 같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자신들의 조직문화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최고의 인재를 뽑아 그들이 방해받지 않고, 마음껏 일을 저질러 볼 수 있게 한다. 질문은 모방이 아니라, 상대방을 진실하게 치켜세우는 방법이라 믿는다.”라고 했죠.


좋은 질문을 하면 흥미와 호기심이 표출됩니다. 속도를 늦추고 주의 깊게 듣고 더 물으면, 더 깊이 교류하게 됩니다. 관심과 애정이 표현되고, 신뢰가 형성되고, 공감하게 되고, 차이를 잇는 가교가 생기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우리 조직에서 개인과 회사를 성장시키는 스파크가 발생하는지,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긍정적인 여건 조성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있다면, 감사인은 개선을 권고해야 합니다.


Growth Stagnation

우리나라는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로 큰 경제위기를 맞았습니다. 10년 단위로 반복되어 온 경제위기만 보더라도, 경기사이클은 실재하는 것이죠. 농경시대의 풍년과 흉년은, 현대에서는 호황과 불황의 산업경기 사이클에 비견됩니다.


석유화학산업은 7~8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순환합니다. 이 주기에 따라 제품가격의 등락, 업계의 수익성이 부침을 겪습니다. 이 사이클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하강기에는 원가절감 등으로 생존하고, 경기 상승기에 공격적인 투자로 미래 수익기반을 확충합니다. 우리 기업이 경기 사이클을 염두에 두고 경영활동을 하는지, 경기의 고점과 저점에서 유효한 전략구사를 했는지에 대해 경영진단을 해야 합니다.


승자독식의 시대입니다. 플랫폼기업들은 성공하기 위해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우선순위에 입각해 생산성을 올렸습니다. 기업이 경영역량을 분산시키지 않고 정확한 곳에 집중하고 혁신해야만, Growth Trap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은 무한정 계속될 수 없습니다. 성장정체의 원인은 경기침체 등 외부요인에 의한 것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기업내부의 문제들입니다. 기업 성장정체의 원인은 변화감지 능력문제(비중 23%), 내부 프로세스 미흡(13%), 사업 포트폴리오 이슈(10%), 인재역량 수준(9%)입니다. 이 4가지 요인만 잘 관리해도 기업의 성장정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One more thing! – Post-Traumatic Growth

사람들이 외상(Trauma)을 겪게 되면 수치심, 우울감, 불안 등 부정적인 심리적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이 1달이 지나도 지속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로 발전하죠.


드물게 어떤 사람들은 외상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과 주변에 대한 이해와 변화, 가치관의 변화 등을 통해서 긍정적인 심리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이를 외상 후 성장(PTG: Post-Traumatic Growth)이라고 부르는데, 외상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서 그 이상의 변화를 성취합니다. 기업도 큰 위기를 겪고 나서,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이 그런 역량을 실제 보유하고 있는지, 감사부서에서 깊이 있게 점검해 보면 어떨까요?


몽테뉴는 “바람은 목적지가 없는 배를 밀어주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인간이나 조직이 성장하겠다는 뜻과 꿈을 가지지 않으면, 성장이라는 열매는 절대 오지 않습니다. 인생에 중요한 날이 두 번 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태어난 날, 그리고 자신이 태어난 이유를 발견한 날이 그것입니다. 태어난 이유를 발견한 날에 그 사람은 처음으로, 성장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를 받습니다. 우리는 쓸모 있게 살았다는 인생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붓게 됩니다. 성장은 인간이나 기업이 스스로 역량을 키우는 것, 아무리 힘들어도 내면의 진실함을 지키는 것, 영혼을 성숙시키는 것입니다. 성장은 이처럼 우리 가슴을 늘 설레게 만듭니다.


신록의 계절 5월입니다. 감사인 여러분도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이 주는 싱그러움을 만끽하시고 큰 에너지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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