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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마NL Jun 07. 2024

프롤로그

한국, 미국, 우간다 등을 돌아다니다가 네덜란드에 유학온 한국 여자와 단기 여행을 제외하고는 로테르담이라는 도시를 벗어난 적이 없는 네덜란드 남자가 만나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약속했다.


지구 반바퀴를 돌아 서른 중반에 만난 동갑내기 두 사람은 외모도, 언어도, 문화도 다르지만 개그코드가 아주 잘 맞아 첫 데이트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웃고 떠들고 있다. 웃다가 끝난 첫 데이트가 매일 연락으로 이어지고 보고 싶다는 말이 사랑한다는 말로 바뀌었을 때, 나는 아. 이 남자랑 평생 같이 살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다만, 내가 만난 대부분의 더치 사람들은 결혼을 구시대의 제도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결혼을 해야 한다는 내 생각이 미래의 갈등이 될 수도 있겠거니 했다. 그러나 신랑은 결혼은 굳이 하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자기가 평생 같이 살고 싶은 사람에게 결혼이 중요하다면 자신에게도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해서, 2023년 6월 7일, 만난 지 596일째 아침, 내가 꼭 원했던 에메랄드 반지를 건네며 자기와 평생을 같이 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우리는 앞으로 결혼식, 자녀의 탄생 등등 기념해야 할 많은 날들이 있겠지만 자기는 무엇보다도 나와 함께하는 매일을 기념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물론 당연하지라고 대답했고 약 일 년간의 결혼준비 끝에 2024년 5월 4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한 박물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네덜란드에서의 결혼 준비과정에 대해 나만 알고 있기 아쉬워서 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먼저 한국과 네덜란드의 결혼 제도와 문화 차이에 대해, 네덜란드 결혼식 준비 과정과 시행착오에 대해, 그리고 기념비적인 그날과 그 이후에 대해 풀어가 보려고 한다.



표지 사진: @uliana_kochneva_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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