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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리 Oct 31. 2024

업로드된 진심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

9장 진실을 밝히는 지민이


지민이는 떨리는 손으로 카메라를 켰다. 깊은 숨을 들이쉬고 말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지민이의 교실 일기'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께 중요한 이야기를 전해야 할 것 같아요."

지민이는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모든 것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처음 이 채널을 시작했을 때, 저는 그저 우리 반의 재미있는 일상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서, 저도 모르게 더 자극적인 내용을 만들어내려고 했죠. '쳐다보지 마시오' 쪽지를 붙인 것도 저였어요."

지민이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지만,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제가 꾸며낸 건 그게 전부예요. 그 이후의 모든 영상은 우리 반의 진짜 모습이에요. 친구들 간의 갈등, 화해, 그리고 성장의 순간들... 그 모든 게 진실이에요."

"저는 정말 죄송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반응을 보고 싶었는데, 일이 점점 커져버렸어요. 하지만 이제는 모든 걸 털어놓고 싶어요. 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어요."

영상이 업로드되자마자 댓글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와, 정말 용기 있는 고백이네요."

"처음엔 화가 났지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실수를 하니까요."

"오히려 더 진솔해진 것 같아 좋아요. 앞으로도 응원할게요!"

예상 외의 긍정적인 반응에 지민이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뜻밖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지민 군. 저는 KBS 다큐멘터리 PD 김민서라고 합니다. 지민 군의 이야기로 다큐드라마를 제작하고 싶은데, 관심 있으신가요?"

지민이는 놀라서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흥분된 마음으로 친구들에게 연락했다.

"얘들아, 믿기 힘든 제안을 받았어!"

다음 날, 학교에 모인 친구들에게 지민이가 상황을 설명했다.

"그래서... 우리 모두 다큐드라마에 출연하는 게 어떨까 해."

친구들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환호성을 질렀다.

"와, 정말 대박이다!"

"우리가 TV에 나온다고?"

"너무 신나! 꼭 하자!"

준우가 지민이의 어깨를 토닥였다.

"봐, 진실을 말하길 잘했지?"

하율이도 거들었다.

"그래, 우리 모두 네 편이야. 함께 하자!"

서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근데 우리 부모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지민이가 미소 지었다.

 "걱정 마, 내가 잘 설명 드릴게. 이번엔 모든 걸 정직하게 할 거야."

그렇게 5학년 2반 아이들의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었다. 카메라 앞에 선 아이들은 긴장되면서도 설렜다.

"자, 준비됐나요? 3, 2, 1... 액션!"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촬영장을 가득 메웠다. 이제 그들의 이야기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실수와 반성, 용서와 성장... 그 모든 것을 담아 진실된 모습 그대로.

지민이는 문득 생각했다.

'어쩌면 이게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거였을지도 몰라. 우리의 진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거.'

촬영이 끝나고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는 가운데, 지민이의 눈에는 작은 눈물이 맺혔다. 그것은 후회의 눈물이 아닌,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쁨과 희망의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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