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 - 정말 하나도 부럽지가 않아.
최근 이재용 회장이 전통 시장에서 어묵을 먹는 사진이 공개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삼성이라는 굴지의 재벌 회장이 우리나라 대표적인 서민 간식인 어묵을 먹는 모습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그럼 세계 최고 연봉의 사나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의 몸값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몸값을 간접 체험 한다면 체감 물가는 얼마나 될까?
올해 전 세계 스포츠 스타 몸값 순위가 공개되었다. 그 순위는 차후에 다루기로 하고, 일단 1위는 '호날두'다. 사우디리그로 이적한 호날두는 여전한 기량을 선보이면서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1위인 호날두 선수의 몸값은 2억 600만 달러로, 우리 돈 약 3,512억 원이다.
이를 계산해 보면 하루에 약 9억 6,000만 원, 1시간마다 4,000만 원을 버는 셈이다. 최저 시급이 1만 원을 조금 넘으며, 1년 직장인 연봉이 4,000만 원인데, 호날두는 1시간에 1년 직장인 연봉을 받고 있다.
그럼 2위는 누구일까?
바로 사우디리그 골프 선수 '욘람'이다. 사우디 오일 머니의 파워를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1시간에 4,000만 원을 버는 호날두 선수의 상대적인 물가 체감은 어느 정도일까?
일단 우리나라 일반 직장인을 가정해 보겠다. 24년 올해 휴일과 공휴일 수는 총 119일이다. 이를 제외하면 주 5일 기준 총 247일을 근무하게 된다.
연봉 5,000만 원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나누기 247을 하면 하루에 202,429원을 받는다. 여기서 다시 하루 일급을 8시간 근무 시간을 기준으로 나누면 25,303원이 된다.
그럼 호날두와의 1시간 급여 차이는 얼마일까? 4,000만 원 대 25,303원의 차이는 약 1,580배. 계산이 안 되는 지경이기 때문에 크게 와닿지도 않는 기분이다.
지금부터가 진짜다. 먼저 우리가 가장 많이 시켜 먹는 짜장면과 치킨을 호날두의 관점에서 해석해 보겠다. 대략 2만 원인 치킨과 1만 원 정도 하는 짜장면은 호날두 입장에서는 치킨이 12원, 짜장면은 6원이다.
이번에는 아이폰이다. 아이폰 15 PRO가 155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이를 1,580으로 나누면 980원이다. 아메리카노가 싼 게 1,500원인데, 아이폰 2대를 구입하면 우리가 느끼는 아메리카노 가격과 비슷해진다.
맥북은 어떠할까? 맥북 프로 16인치다. 320만 원 정도 한다. 호날두가 느끼는 가격은 2,024원.
김포에서 직장으로 출근하는 광역버스가 편도로 2,800원임을 감안하면 나는 매일 맥북 2대를 사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는 확 높여서 가보도록 하겠다. 남자들의 로망인 벤틀리다. 벤틀리 컨티넨탈 GT가 우리 돈으로 3억 2천만 원정도 한다. 호날두의 연봉으로 계산하면 202,429원이다. 짜장면, 치킨보다 조금 비싸졌지만, 아직 한 달 월세도 안된다.
참고로 우리 집 한 달 임대료가 47만 원 정도 한다. 벤틀리 2대를 또 한 달마다 구입하고 있다.
다음으로 유명 축구 선수들이면 즐기거나, 구입을 고려하는 대표적인 사치품인 요트다. 아래 사진은 바바리아 요트라고 해서 독일산 고급 요트이다.
요트를 사랑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애용하는 모델이다. 호날두는 더 비싼 요트를 가지고 있지만, 거기까지는 가지 않고 이 요트로만 비교해 보려고 한다.
한화로 대략 9억 원 정도 하는 요트는 호날두에게는 56만 원이면 살 수 있다.
마지막 가격 체험은 대망의 '은마 아파트'.
부동산에 관심이 있던 없던 대다수의 서울 거주 시민을 알고 있는 강남 부의 상징인 아파트다. 오래된 구축임에도 재건축 심리로 인해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중 하나로 불린다.
34평 기준으로 분양가는 26억 정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날두의 몸값으로는 얼마일까?
1,644,736원
최저 시급으로 편의점 알바를 해도 한 달 월급이 이거보다는 많을 테다. 억억 하는 소리가 절로 나는 호날두의 몸값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호날두의 몸값은 추정할 수가 없는 수준으로 많기 때문에 크게 감흥도 없을 수 있고, 부럽지도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장기하의 노래가 생각나는 것은 나뿐일까.
나는 부럽지가 않아. 정말 하~나도 부럽지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