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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이 Jun 10. 2024

20년 차 직장인, 어학연수 떠날 결심

aMAYzing Life in Hawaii ep.0 프롤로그

"넌 참 니 이야길 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늘 나를 스스럼 없이 오픈하며, 나의 세상과 시간을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로 채워가던 나.

누군가는 비꼬듯 던진 말이었지만 고맙게도 스스로를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됐다.


시시각각 트렌드가 변하는 매거진과 방송, 유튜브, OTT 등 콘텐츠 & 광고업에서만 20년.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과 소통 속에서 영감을 얻으며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 덕에 일을 더욱 사랑할 수 있었다. 타인과 나누는 일상의 소소한 대화에서는 위로를, 일과 비전에 대한 공유 속에서는 용기를. 그 모든 시간이 좋았다.


"그래, 나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에너지를 얻는 확신의 대문자 E구나!" 지금껏 그래왔고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


직장인 20년 차의 어느 날, 속이 텅빈 것 같은 공허함이 찾아왔다. 더 이상 나의 이야기 거리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고민이 짙어질 무렵 10년 간 몸을 담고 있던 회사의 사정이 좋지 않아졌다. 누구보다 열정적이었기에 속상하고 슬픈 마음 반, '오히려 지금이 나를 다시 채워나갈 기회가 아닐까'하는 마음 반.



앞으로 무얼하고 살까? 또 어디로 가야 할까?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면 대청소가 필요하듯 으른의 세계 20년 차인 나도 마음을 비우고 정리하고 닦고 쓸고 할 시간과 경험이 필요한 건 아닐까?



솔직히 아직은 직장에서 버티며 배부른 감상 따윈 넣어두라는 이성과 감성의 팽팽한 대치. 한동안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었다. 처음 겪어보는 감정에 한 지인이 심리상담을 추천했고 몇 차례 상담끝에 ‘사회인’이 아닌 ‘진짜 나'의 목소리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쪽이 진짜 내가 원하는 마음임을 깨닫게 됐다.


마흔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돈도, 시간도 기꺼이 나에게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머리 그리고 마음으로도 이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메이’라는 이름으로 여름을 앞둔 ‘5월’의 첫날 늦깎이 어학연수생이 되었다.


오롯이 나를 위해, 새로운 세상 속으로.

하와이에서 시작되는 어메이징(aMAYzing) 라이프.






낯선 하와이에서 따뜻한 초록의 위로를 건네준 Tim Nguyen 작가의 작품들을 사랑하게 됐다.


from. 오아후섬 차이나타운, Downtown Art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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