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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이 Jun 12. 2024

하와이 정착기 첫 번째, 나는 왜 현지에서 집을 구했나

aMAYzing Life in Hawaii ep.04

나의 집은 어디에?


어학연수를 위해 이곳 하와이까지 왔지만, 사실 한국에서부터 학교를 정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고민됐던 건, 바로 집을 정하는 문제였다. 당장 닷새 남짓 머물 수 있는 호텔 예약뿐 그 이후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기에 더욱 불안할 수밖에…


잠시 묶었던 쉐라톤 프린세스 카이울라니 호텔은 하룻밤 40만 원이 넘었는데, 솔직히 시설이나 어매니티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가격이라 생각했다. 한 가지 장점이라면 와이키키비치 바로 한 블록 뒤라 길만 건너면 바다긴 했지만.


와이키키비치에 바로 면해있는 호텔들은 박당 족히 50~100만 원을 넘나드는 게 일반적인 걸 보니 세계적인 휴양지인게 실감이 났다.


돈걱정만 없다면야 위치 좋고 풀장, GYM 등 각종 편의시설과 어매니티가 잘 갖춰진 신축 콘도만 한 게 없겠지만 집값으로만 족히 월 600~700만 원씩 (심지어 이것도 장기 계약 시 제공되는 금액) 낼 수 있는 형편은 아니기에 최대한 가성비 좋은 곳을 찾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기로 했다.



당연히 한국에서 떠나기 전 비즈니스 콘도부터 에어비앤비, 각종 현지 정보지, 온라인 카페 등을 샅샅이 뒤지긴 했지만, 집을 구하지 않고 하와이에 온 이유는 당최 인터넷 정보만으론 피부로 와닿지 않았고 유학원 조언대로 ‘직접 부딪혀보자’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믿고보는 학생 전용 홈스테이에 발등 찍힌다


어학원 입학 전 오리엔테이션 데이. 학교를 둘러보며 간단히 Q&A를 할 수 있는 시간이라 기회다 싶어 이곳에서 운영 중인 학생 전용 홈스테이나 콘도, 기숙시설 등에 대해 문의를 했으나 꼼꼼히 검토해 보니 가격대비 전혀 만족스럽지 못한 컨디션이었다. 심지어 수준에 비해 비싸다고 느껴질 만큼 내 기준에선 너무 별로였다.


입학후 겪어보니 실제로 이 어학원의 10대 후반, 20대 학생들이 주로 이곳의 이용자였다. 만큼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대학 과정 중에 온 비교적 어린 친구들과 그의 부모님들에겐 해외 장기 체류에 대한 불안한 마음에 학교 추천 시설을 1순위로 믿고 이용했을 테지만 난 이래 봬도 40년 이상 짬 좀 되는 나름 스마트 쇼퍼이지 않은가?


게다가, 나만큼 늦깎이로 이곳을 오게 된 한국인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더욱 직접 발품 팔길 잘했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한국인 언니는 '어학원에서 추천한 홈스테이니 오죽 믿을만하겠냐'는 다소 안일한 생각으로 한국에서부터 이용 계약을 하고 왔건만 결과는 끔찍 그 자체였다. 왜냐하면 TV 속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봤을까 한 ‘하와이 판 쓰레기 집’, 딱 그런 집이었다 했다.


위생이며 분위기며 위치며 정말 단 하루도 머물 수 없는 수준이라, 사진으로 찍어 학교 스태프에게 환불 이슈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왜 당신만 유난이냐"는 어이없는 반응뿐. 결국 예상과 달리 본인에게 유리할 것 하나 없는 싸움이 될 것을 직감하며 자신의 멘탈과 시간을 보호하기 위해 지불한 돈 다 포기하고 직접 에어비앤비를 구해서 이사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일화.


교사 신분으로 안식년을 맞아 ‘하와이 충전’을 기대하고 왔다가 정말 첫날부터 상상도 못 한 참혹 그 자체였기에… 충격이 꽤 컸을 것이다. 결국 학교를 통하는 게 모두 믿을만한 좋은 방법은 아닐 수 있단 사실. 


이런 부정적 경험이 언니가 향후 하와이에 대한 인식과 또 새롭게 만나는 이곳에서의 인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아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이로 인해 모든 하와이 홈스테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선입견이 생길까 걱정은 되는 게 사실이다. 일부 사례이니 참고만 하시길!)



그동안 쇼핑 실력 발휘 좀 해볼까?


정말 다행인 건, 난 집 구하는 데 있어선 럭키였다. 첫 번째 집은 한국서부터 가장 관심이 가던 곳으로 알라모아나센터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쇼핑지구 바로 앞에 위치한, 동네에서는 나름 신축콘도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콘도는 대부분 일본인과 한국인들의 소유로 해질녘 즈음 풀장에 있노라면 흡사 강릉이나 양양 어딘가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 데리고 오는 호텔 루프탑 풀장의 풍경과 다를 게 없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오후 5시도 채 안된 시간이지만 이곳의 풀장은 일 마치고 온 아빠들이 방전된 엄마의 육퇴를 돕고자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나와 함께 물장구도 치고 수영을 가르치는 아주 훈훈한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거실에서 바라본 풍경


다시 집 구하기로 돌아와, 새침한 인상(하지만 부산 사투리가 인상적인)의 집주인 언니(?) 안내로 집을 꼼꼼히 둘러보았고 20평 중반대의 새 아파트에 화장실 하나 방 하나를 단독으로 사용하고 주방과 거실은 주인과 함께 공유한다는 설명을 듣고, 그냥 여기다 싶어 결국 원샷 원킬로 첫 방문만에 3개월 계약을 확정해 버렸다!


집세는 당시 집 구하기 헬퍼로 하와이까지 따라와 준 남편과 남은 며칠간의 황금 같은 시간을 기회비용이라 쳤을 때 충분히 맞바꿀만하다고 생각됐을 정도. 그러나 3주 후부터 사용이 가능하단 조건에 입주 전까지 머물 곳이 필요해진 상황.


다행히 같은 날 다음 방문할 집으로 약속 잡아놓았던 다이아몬드 헤드 인근의 조용한 주택가, 한인민박집을 방문했다. 최근에 장염으로 엄청 고생하고 계신다는 (심지어 너무 아파 보이셔서 살짝 안타깝기까지 한) 집주인 이모님의 안내로 집을 마저 둘러본 후 곧바로 계약을 마무리해 버리는 ‘하와이의 쾌녀’는 반나절만에 주택 탐방 및 계약까지 끝내버렸답니다.(아픈 분께 디스카운트까지 요구한 깍쟁이 하숙생)



‘하와이의 쾌녀’는 주택 탐방 및 계약까지 반나절만에 끝내버렸답니다.
요약하자면 이 두 곳은 내게 앞으로 하와이 여정에서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인연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


May's Advice
렌트비 지불은 보통 한 달 치를 보증금으로 계약시점에 미리 지불하고 입주 시 선불로 한 달 치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by Kamea Hadar and Rone

작년 가을,

한국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고 있는 나의 사람들에게 행복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냈던 사진. 

 

From. Honolulu , Kakaako street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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