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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이 Jun 10. 2024

두둥~ 맥시멀리스트의 6개월 어학연수 가방

aMAYzing Life in Hawaii ep.03

자기야… 이…민이라도 가는 거야? 


평소 마일리지 신용카드 예찬론자로서, 여행갈때마다 꽤 유용했던터 이번에도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하와이 항공권은 유류대만 내고 Get & Go! 


키도 작은 내가 해외만 나간다하면 내 몸만한 캐리어로 무슨 이민이라도 가는 거 마냥 짐을 싸던 맥시멀리스트. 이번엔 진짜 이민 가방을 싸게 되다니… 금번 여행 아니 어학연수는 최대 6개월로 생각하고 어학원 등록을 했기 때문에 가방의 부피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그나마 하와이가 따뜻한 남국이었으니 망정이지. 휴, 대한항공 무료 수하물이 2개나 되는 것도 너무나 다행.


“마치 내 인생에 다음 쇼핑은 없는” 것처럼(하와이 생각만 해도 넘 설레잖아~) 이미 잔뜩 쟁여둔 찰랑거리는 원피스. 평소라면 집에서만 입을 수 있을 것 같은 숏팬츠들. 태양을 피하기 위한 갖가지 모자들과 샌들 슬리퍼들. 진짜 이 와중에 책은 딸랑 두어 권. 너…무 했나…? (이 마저도 선물로 받은 한권 포함이다)


이 욕망 어린 짐가방은 혼자 감당하기엔 이미 한도초과한 지 오래였다. 나중에 집 옮길 때마다 이고 지고, 메고 지고 다니느라 고생하며 다시금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만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됐지만. 



“비워야 채운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러 떠난다면서 벌써부터 너무 채우고 시작하는 건 아닌지…두 개의 이민 가방 속 어마무시한 짐을 보며 다시금 되돌아봤다. 
아이러니하게도 난, 이 공허를 자꾸 물질로 채워 넣으려 했던 건 아니었을까.



20년 차 직장인답게 쳇바퀴 돌 듯 돌아가는 일상에서, '더 이상 내 이야기가 없구나'하는 공허함을 느끼며 결심한 어학연수의 여정. 이번 여정의 목표는 분명히 “고갈된 나를 채우자!”였지만 두 개의 트렁크 속 어마무시한 짐을 보며 잠시 부끄러워졌다. 



도대체 얼마나 챙겨 넣었길래? 

5월~11월까지 머문 어학연수생 가방 엿보기 


사진은 찍는 걸 깜빡해서 아쉽지만, 싸갔던 짐 리스트는 이랬다.


패션템

선글라스, 모자

니플패치 

원피스 

반바지, 미니스커트, 가벼운 티셔츠

카디건

바람막이 재킷   

골프웨어 

신발 - 버켄스탁 샌들, 크록스 샌들, 운동화, 드레스업용 힐 샌들, 골프화

코디용 액세서리 (막상 더워서 그런지 귀금속 붙이들은 잘 손이 안갔다는...)



원피스족이 아니더라도 하와이에선 이만한 게 없다. 

평생 입을 원피스 여기서 다 입어본 듯. 니플패치는 원피스와 찰떡궁합. B로부터 해방의 자유를 맛보니 최애템이 되었다. 카디건도 필수. 햇빛이 뜨거우니 차단용으로 잘 입고 다녔다.


하와이에서 짐을 풀고 나서 내가 이렇게 많이 챙겼나? 싶었던 게 바로 신발. 물론 주로 버스와 렌터카도 이용했지만 한국에서보다 걸을 일이 많아서 착용감이 편안한 신발은 꼭 필요하다. 


나의 애정템은 버켄스탁 샌들. 그러나 지금 다시 짐을 싼다면, 현지 쇼핑을 추천할 것 같다. 가까운 아웃렛이나 쇼핑몰에 가면 유명 브랜드(코치, 콜한 등 준명품 브랜드 등)의 신발들이 창고세일 중이다. 신발 욕심 많은 나는 한 짐 들고 간 신발을 뒤로하고 매달 한 켤레씩 새 신을 사고야 말았다!


골프를 좋아한다면, 아무리 하와이라도 골프장에선 카라 있는 상의만 허용되는 골프장도 있으니 기본 복장 정도는 챙겨야 한다. 현지에서 구매해도 무방하지만.


생활템

한국식료품 (쌈장, 고추장, 라면, 김, 후리가케, 각종 조미료, 커피믹스 등)

기초 화장품, 선크림, 마스크팩 (골프패치)

생리대 

지사제, 두통약 등 비상약, 비타민 포함 각종 영양제


비상약 역시, 현지에서 구매했으면 좋았을 아이템. 평소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모를까 미국 진통제가 싸고 효능이 좋다. 감기약도 구하기 쉽고 영양제 천국인 코스트코가 있으니 굳이 필수짐은 아닌 것 같다. 


식료품도 한인마트와 곳곳의 대형마트에서 모두 구할 수 있는데 이제와 생각하면 유난유난을 떨었지 싶다. 물론 비싸긴 하다 한국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유난일 필욘 없다. 코스트코 한국김치 싸고 맛있기만 했다. 



May's Advice
그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


1. 패션은 더 과감하게 

거의 홀딱 벗고 다니다시피 해도 와이키키에선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놀랍도록! 직장인으로서 늘 긴 바지를 선호했지만 하와이에서는 원피스 + 카디건 패션으로 과감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지내다 보니 현지 패션에 비해서는 한참 보수적인 패션이었던 셈.


2. 선물용 K-뷰티 마스크팩 

여전히 K-마스크팩은 인기만점. 선물용으로 챙기지 못한 것이 아쉬운 포인트. 동서양 막론하고 한국 기초화장품은 모두 인정하는 아이템으로 특히 외국 친구들에게 센스있는 선물로 각광받을 듯.


3. 친환경 선크림은 필수

SPF 70, 90 이상의 선크림을 하와이 어딜 가나 쉽게 구할수 있고 가격 또한 합리적이다. 특히 하와이는 환경보호를 위해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주는 성분이 제거된 선크림만 허용되니 현지서 쇼핑할 필수품 중 하나.

 





Annelies, White Tulips, and Anemones by Henri Matisse

그림속 사랑스러운 여인 아넬리는 말년의 앙리마티스를 돌보던 시터로 처음 HOMA에서 이 그림을 보았을땐 밝고 편안해보였지만, 곧 접한 해설 속 설명은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 그림이 그려진 해에 그녀의 남편은 독일군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당했다. 마티스는 죽음과 버림받은 사랑을 이렇게 하얀 튤립과 아네모네를 통해 표현해냈다란 설명에, 참 예술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from. HOMA Honolulu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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