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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이 Jun 10. 2024

그 어렵다는 미국 학생비자(F1), 패자부활전

aMAYzing Life in Hawii ep.02

미국 대사관이라는 첫 시련.


마흔 중반에 첫 해외 어학연수라니.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게다가 6개월 이상 머물기 위해서는 3개월짜리 여행비자(ESTA)가 아닌, 학생비자(F1, 통상 5년 체류 가능)가 필요했다. 미국 여행은 여러 번 경험했지만 학생비자는 처음이었기에 걱정도 덜고 시간도 절약하고자 하와이 지역을 전문으로 하는 유학원을 알아봤다. 


대면 상담은 30만 원이라고요? 


먼저 유학원과 전화 상담을 하게 되면 통화가 끝난 후 메일로 어학연수 절차 및 현지 어학원(학교) 정보를 보내 준다. 그런데 그 내용이 매우 제한적이고, 작금의 현지 사정이나 거주 방법 등 개개인별 맞춤형 정보까진 얻기 어렵다. 궁금한 게 많고 성격이 급한 나는 '한 번에 끝내리라' 마음을 먹고 방문 상담을 요청하기로 했다. 


"고객님, 대면 상담은 상담비가 30만 원입니다". 생각보다 큰 금액에 적지 않게 당황스러웠지만 제대로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바로 입금하고 유학원으로 향했다. 


결론적으로 대면 상담은 대만족. 관심 있는 학교의 장단점, 당장 고민이 되는 거주 형태 및 지역, 집세와 각종 부대비용 등 검색만으로 알 수 없는 다디단 정보를 얻었다. 


장기 거주 시, 40대 정도의 경험과 연륜이라면 미리 한국에서 렌트하우스를 정하고 가기보다 현지에서 직접 발품을 파는 것이 훨씬 이득일 것이라는 조언이 굉장히 설득력 있고 현실적이었다.  


유학원에서 제공하는 이런 값진 정보를 취득한 이후에 소위 먹튀 하는 사람들이 많아 부득이하게 높은 상담비가 책정되었다는 점이 충분히 이해됐다. 유학원을 통해 어학원 등록 시, 상담비는 전액 학비에 포함된다고 하니 상담받기를 잘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나이에 어학연수를요?"
유학원만 믿었는데 미국 대사관의 인터뷰 소환이라니!



영어로 현지 어학원에 입학 지원서를 제출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에이전시에 위탁하고 나니, 경제적 능력을 증빙하는 서류만 꼼꼼히 챙겨 미국 대사관에 제출하는 일만 남게 됐다.


내가 어학연수를 떠난 2023년도엔 다른 형태의 미국 비자나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한 기록이 있는 사람에 한하여 미국 대사관 인터뷰 없이 서류전형으로만 비자 발급이 진행되는 기간이었다. 미국을 방문한 기록이 있었던 나는 당연히 서류심사로 비자가 나올 거라 믿었고, '유학생이란 외화 소비의 일등 공신이니 그 재정적 뒷받침이 충분히 되면 미국대사관이 안심하고 비자를 줄 것.'이라는 유학원의 조언에 따라 부지런히(?) 서류만 준비했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었으니, 바로 마흔이 넘은 내 나이. 서류를 받은 미국 대사관은 “그 나이에 무슨 어학연수냐”는 따가운 시선과 함께 대사관 인터뷰라는 철렁하는 러브콜을 보내왔다. 


두근두근 2라운드, 깐깐한 영사님 


아침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찾아간 미국 대사관은 흡사 은행 창구 같았다. 제발 제일 날카로운 인상의 영사님만 비껴가길 빌었지만 늘 그렇듯… 딱 제대로 그분 앞에 마주한 나! 유학원의 조언대로 남편이 직접 친필로 적어준 살뜰한 조력 편지까지 준비해 갔건만 이런 정성은 영사의 관심 밖이었다.


“직장 잘 다니지 왜 이제 와서… 어학연수를 가려고 하시죠?" 

"어학 역량개발이 더 필요하면 한국에서 영어 배워도 되지 않나요?"


너무 맞는 말이라 말문이 턱 하고 막혔다. 40대 여성이 전문직(교수나 의사, 연구원 등)이 아닌 이상 학생비자를 받는 일은 별따기만큼 힘든 일임을 왜 그땐 몰랐을까.


패자부활전, 서류 한 장에 달린 실패와 성공 


결국, 내가 하와이에 눌러앉거나 불법 취업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님을 보다 명확하게 증명할 추가 서류를 제출하면 비자를 발급해 주겠다는 답변을 듣고서야 인터뷰를 마쳤다. 서류를 준비하지 못하거나 내용이 미미해 거절당하면 3개월 여행비자로 만족하는 수밖에.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며 어렵게 추가 서류를 준비했고 학생비자를 손에 쥐는 해피엔딩을 얻었다. 만약 직장을 다니다 ‘나’처럼 늦깎이 미국 어학연수를 준비한다면 부디 회사 재직 중에 학생비자를 신청하기를! 이건 거의 불변의 진리다. 


아, 추가로 미국 영사들은 모두 한국어를 할 줄 안다. 당황하지 말고 인터뷰를 시작할 때 한국어로 인터뷰하고 싶다고 의사를 표현하면 된다. 나도 그랬다.    


MAY’s Advice 
미국 학생비자(F1 VISA) 수속 절차 및 준비 서류들 

▴ 학교의 개강일로 120일(약 4개월) 전부터 비자 인터뷰 예약 및 참여 가능

▴ 비자 취득 후 개강일 30일 전부터 하와이 입국 가능 

▴ F1비자 거절이 될 수 있는 점을 염두하고 반드시 ESTA 비자(관광용 3개월 미만) 사전 발급


하와이(미국) 어학연수 준비 절차 

step 1. 어학연수 기간에 따른 비자 선택 ► 3개월 이하라면? 무/관광비자,  3개월 초과라면? 학생비자
step 2. 학교(어학원) 선택 후 입학원서 제출 ► 학비 및 커리큘럼, 방과 후 프로그램, 학생국적비율, 등록기간별 학비할인혜택 등 참고하여 선택
step 3. 학교허가서(I-20) 발행 후 F1비자 취득


하와이(미국) 어학연수 준비 서류

1. 현재 여권, 직전 구여권, 출입국 기록 

2. 본인 및 배우자 재직증명서

3. 본인 및 배우자 소득증명 (통장잔고, 본인 및 배우자의 기타 재산을 증빙할 수 있는 각종 서류)

4. 부양가족을 위한 증빙서류 : 가족관계증명서 등

5. 명함 및 비자용 사진

6. 미국 학교 또는 프로그램 입학허가서 I-20 원본

7. 외국인 학생 및 교환 방문자 정보시스템 (SEVIS)

8. 수수료 납부를 증명하는 I-901 외국인 학생 및 교환 방문자 정보 시스템 납부 영수증






TITI in Window by John Ahearn & Rigo berto Torres

생각해 보니 하와이에선 유독 창밖을 볼일이 많았다. 매일 저녁 창문너머 지글거리는 노을과 금요일밤이면 하늘을 수놓던 불꽃놀이. 참 예쁘다 했다. 


from. LA, The B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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