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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로 4년 만에 1억2천만원 모았습니다

[경제적 자유의 문턱에 서서 ② -송사무장-]

by 행복재테크 Ma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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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1,000만 원, 2,000만 원정도의 목돈을 ELS에 투자해 14~16%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책을 구입한 비용, 신문 구독 비용을 전부 합쳐도 펀드 수익에 비하면 적었다. 결과적으로 경제공부에 아낌없이 투자했던 것은 목돈을 모으고 불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펀드를 통해 돈이 굴러가는 것을 보았기에 경제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원래 고스톱과 카드도 돈을 걸고 치면 눈이 번쩍하는 것 아닌가. 


저축은행 후순위 채권도 매입해 꾸준히 9.2%의 이자를 받는 등 소규모 투자를 통해서도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간접펀드의 수익이 적게만 느껴졌다. 갈증을 해소하기에 부족했다.


그런 생각으로 다이어리를 살펴보니 포트폴리오가 너무 안전성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큰 수익을 얻고 싶어졌다.


나는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하지만 막상 투자를 할 때는 소심했다. 


사람들은 돈 앞에 겁쟁이가 되고 소심해지기 마련이다. 더욱이 여윳돈이 아닌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투자를 하려면 더 긴장하고 조바심 내는 것이 당연하다. 


목돈을 여러 간접펀드에 넣었을 때도, 주식을 직접 매입했을 때도 심리적으로 느긋할 수 없었다. 수익이 확정되기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고, 보유한 종목을 신문에서 자극적으로 이야기하면 깜짝 놀라고 당황했다. 


절대 돈을 잃으면 안돼!! 절대!! 절대로!!


절대 돈이 새지 않는 금고를 갖고 싶었다. 그 다음이 수익률이었다. 


수익률이 더 높은 펀드가 출시된다는 신문광고를 보고도 자신 없는 경우 투자하지 않고 현금을 보유했다. 모르는 경우라면 손대지 않는 것도 투자의 방법이다. 


나이트클럽 아르바이트 당시 모습


나는 계속해서 '돈이 되는, 돈을 벌 수 있는' 공부를 했다. 주식, 부동산, 경매, 그리고 부자가 된 사람들, 그리고 세상에 돈이 흘러가는 흐름…


그 돈의 물줄기를 내게로 돌릴 수만 있다면. 백 권의 책보다 나보다 앞서가는 한 사람이 더 절실했다. 회사에 들어간 동기들에 뒤처지고 싶지 않았다. 


나이트클럽은 폐쇄된 곳이라 외로웠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했는지도 모른다. 


나도 괜찮은 직장에 다니며 여유를 즐기는 동기들과 함께였다면 어땠을까. 「토끼와 거북이」에서 뒤쳐진 거북이를 보고 긴장을 놓아버린 토끼와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사람은 남과 비교하며 행복을 느낀다. 같은 10억이 있어도 강남에선 집 한 채도 못 살 돈이고, 지방에서는 충분히 잘 먹고 살 수 있는 돈이 된다. 


강남에 사는 10억 소유자는 주변에 더 가진 사람들이 많기에, 지방에 사는 10억 부자보다 더 악착같이 살 것이다. 


경제공부를 한다고 해서 실력이 드라마틱하게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재테크와 투자에 관한 공부를 하다 보면 벽에 부딪힐 때가 온다.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 독한 마음으로 책을 읽으면 돈의 흐름을 낚을 수 있는 전문가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당연히 아니었다. '고작 이 정도인가'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한번 읽어 이해되지 않는 책은 3번씩 읽었다. 그래도 답답했다.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돈을 더 벌 수 있는지 머리가 복잡했다. 

이론보다 냉혹한 시장에서 수익을 올릴 '실전기술'이 필요했다. 


세상의 돈을 쉽게 주무르는 사람이 있다면 달려가 만나고 싶었다. 인터넷이든 책이든 뛰어난 고수를 접하면 그에게 제발 나의 스승이 되어달라고 편지를 보내고 싶었다. 


'쩐의 전쟁'에서 금나라가 밑바닥 인생에서 탈출하고 싶어 사채시장의 거물을 찾아갔던 것처럼 나는 빨리 성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서라.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은!!


나이트클럽 대기실에서 책을 읽다 잠든 모습


돌아보면 나는 아무런 체계도 없이 미련하게 공부했다. 욕심 많은 원숭이가 커다란 밥상을 놓고 볼이 터질 때까지 입에 먹을 것을 쑤셔넣는 것처럼, 재테크와 관련된 책만 읽으면 어느날 번쩍 투자의 눈이 뜨일 거라고 생각했다.  


비효율적이었다. 정말 부자가 되고 싶다면, 제대로 된 투자를 하고 싶다면, 실전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나만의 주무기를 갖춰야만 했다.


전체 시장의 흐름을 감지할 정도로 눈을 떴다면 이후엔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내가 많은 책을 읽고 투자를 하여 최종적으로 얻은 투자의 원칙은 한가지였다. 시세보다 싼 것에만 투자하면 되는 것이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싼 것만 골라서 사면 되는 것이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싼 것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이나 싸게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면 큰돈을 벌 수 있다.


쉽게 표현했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저평가 투자대상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 우물을 깊게 파야만 한다.


고작 책 몇 권을 읽고 돈을 벌 수 있을 만큼 세상은 녹록치 않다. 그러나 한 가지에 정통해 어느 단계에 올라서면 투자는 생각보다 쉽다. 분명히 '다른 세상'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내가 선택한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나이트클럽 아르바이트와 간접투자로 4년간 1억2천만원의 종잣돈을 마련했다. 


이제는 재테크에 대한 개념보다 따로 직업을 갖지 않아도 될 만큼 투자로 큰 수익을 얻고 싶었다. 


28살에서 31살까지 4년을 나이트클럽에서 보낸 내가 취직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다. 

조그만 수익을 거두었던 주식에 대한 미련은 접고 부동산 공부에 집중했다. 부동산만 하더라도 공부할 것이 너무 많았다. 


재개발, 뉴타운, 아파트, 상가, 토지, 세법 등 부동산 분야별로 공부했다. 사회에 나가서 써먹을 수 있는 나만의 주무기를 만들기 위해 특히 경매 공부에 혼신을 다했다.


그렇게 나이트클럽에서 경매 책만 25권을 독파했다. 법률용어도 어색하고 내 것으로 만들기 쉽지 않았기에 책 25권을 3번씩 읽었다.


책에 형광펜을 칠하고,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물음표를 달아두고, 숙소에 돌아오면 인터넷으로 검색해 궁금증을 해결했다. 


그렇게 이제 길었던 밤생활을 청산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3편에서 계속-






위 이야기는 송사무장(송희창)의 책 '엑시트'를 통해 더욱 자세히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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