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는 복잡하고 다면적이며, 서로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갈등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을 이해하는 깊이가 더해졌다. 처음에는 개방적이지 않거나 특정 상황에서 방어적으로 반응하는지 알기 어려웠지만, 행동 뒤에 숨겨진 의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관찰을 통해 비언어적 신호와 대화의 맥락을 분석하게 되었고, 대화 중 눈을 피하거나 목소리가 떨릴 때 상대가 불안하거나 불편한 상황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었다.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편견과 선입견을 인식하게 되었다.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이 사고나 주장이 일관되지 않고 근거 없이 행동할 때, 신뢰할 수 없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 어려운 경험을 겪었다면, 그 행동의 배경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자신의 문제를 남에게 전가하지 않으려는 사람일지라도, 감정을 타인에게 부당하게 표출하거나 피해를 주는 경우에는 갈등이 악화될 수 있다. 비합리적인 기대를 타인에게 품고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면, 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는 불필요한 책임감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나는 그런 관계를 단절할 수밖에 없다.
L은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감정이 격해지면 쉽게 화를 내고,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 상황에서 L은 자신의 행동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L은 연애에서 자주 갈등을 겪는 친구였고, P의 관계에서 반복적인 갈등이 발생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L의 이야기가 익숙해졌다.
어느 날, L에게 전화가 왔다.
"P와 다시 싸웠어. 이번에는 정말 이해가 안 돼."
라는 말로 시작했다. 이미 L의 마음속에는 P에 대한 불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제저녁에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는데, 그때부터 P의 기분이 안 좋아 보였어. 그 순간, 나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자유가 제한되는 느낌이 들어서 답답했어."는 식으로 표현했다. L은 P와의 대화 중에 불안감을 느끼며, 이런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했다. P가 더 많은 관심을 요구했을 때, L은 "나는 충분히 잘해주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L은 자신의 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했지만, 불안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 감정을 숨기려 했다. 예를 들어, "나는 친구들이랑도 시간을 보내고 싶어."‘라고 말했지만, 이는 P의 진심을 오해한 표현이었다. P는 단순히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것일 뿐, L을 제한하려는 의도가 없었다. 그러나 L은 자신의 감정이 격해질 때 쉽게 화를 내고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P의 감정을 미리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통해 자신의 감정적 반응을 조절하려는 무의식적인 노력을 했다.
L: 뭐 안 좋은 일 있어?
L: 기분 안 좋은 거 있으면 말해. 내가 이렇게 물어보는 이유는, 네가 기분이 안 좋을 때 나오는 말투니까.
L은 P가 자신의 기분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길 바랐다. 이전에 P가 감정을 꺼내놓지 않다가 결국 힘든 일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길 원하지 않았다.
L: 저번에도 없다고 했던 거 기억해. 내가 계속 물어보니까 결국 말해줬잖아. 물론 진짜로 괜찮을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이 여러 번 있었으니까 이렇게 확인하는 거야.
L: 기분이 나쁘면, 그냥 말해줘. 내가 잘 못 알아들어서 그럴 수도 있으니까.
L: 저번에도 네가 괜찮아라고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렇게 느끼지 않았던 거잖아. 그래서 이렇게 물어보는 거야.
P와 L 간의 우선순위가 다를 경우, 서로의 기대가 충돌하여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감정적인 갈등을 피하기 위해 대화하기를 꺼리는 P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불만이나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관계에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래서 감정을 숨기고 상대방에게 맞추는 쪽으로 행동하게 되었다.
L의 상황을 분석해 보면,
성격과 행동 패턴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잘 드러낸다. L은 이전의 연애에서 상대방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눌렀고, 이는 현재 P와의 관계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를 할 때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P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듣고, 그 감정에 공감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은 항상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특정한 '상황'이 주어져야만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 말은 상황에 따라 사람의 행동과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 누군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L는 평소에 사교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상황에 처하면, L는 쉽게 짜증을 내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무례하게 행동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은 L의 본질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응일 뿐이다.
결국, 사람의 행동은 본성을 반영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L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한 후 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는 비논리적인 해석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사람도 누군가에게는 내 편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적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자주 듣는 이 말의 의미가 바로 이러한 맥락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