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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우 Oct 14. 2024

[실습 11일] 숙제검사 맡는 것으로 성장은 불가

선생님에게 숙제검사 맡듯 업무를 마치고 멘토에게 보고한다. 회사에서 일을 하며 드는 느낌은 어쩐지 어린시절의 기억과 비슷하다.이것은 비단 내가 실습생이라서만은 아닐 것 같다. 

그동안 관찰한 결과 사원은 대리에게 대리는 차장에게 차장은 부장에게 부장은 임원에게.

맡겨진 숙제를 해치우듯 업무를 처리하고 보고의 형식으로 검사맡는다. 

이것은 당연한걸까? 그동안 성장이라 믿어왔던 것들이 모호해진다. 여전히 우리는 어린아이이다.


중학교때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숙제를 좀 내줬으면 하는 마음. 맡겨진 숙제를 처리해 나갈 수록 내가 성장했다는 느낌이들고 고난을 극복했다는 그 기분이 너무 좋아서 숙제를 바라곤 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분명 맨처음엔 숙제라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학원을 처음 다니기 시작했을 때, 아니 구몬학습을 처음 시작하기로 했을 때. 어린아이에겐 너무나 방대한 양의 숙제가 하기 싫어 선생님이 오기전날 문제도 풀지도 않고 마음대로 빈칸을 채우곤 했었다. 숙제를 안하면 혼나는 것도 싫었고 꼭 해내야만 한다는 압박자체도 싫었다. 

그런 내가 주변인들의 칭찬과 달콤한 간식들로 교화(?)된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학생의 본분을 지키여한다는 명복으로 맡겨진 과업을 무작정 열심히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좋은 성적을 받고 대학에 들어가고 또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성장이라 믿었다.


그런데 이제와보니 그것은 전혀 성장이 아니다. 여전히 외부의 숙제를 받고 처리하는 일에 매달려 있다. 타인의 인정과 보상이 나를 길들일 것 뿐이었다.  

성숙한 인간이란 스스로에게 과업을 부여하고 그것을 해쳐나가는 인간이지 않은가.

숙제를 할 수록 숙제하는 방법에 익숙해질 뿐. 성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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