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과 돈, 자연착취
독서실에 쳐박혀 4-1학기를 마쳤음에도 아직 풀리지 못했던 의문들이 남아있다.
1. 과학기술의 발전이 정말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열역학 2법칙에 의하면 엔트로피는 반드시 증가한다. 우리가 질서를 세운 만큼 무질서한 것들 (인간의 관점으로 쓸모없다고 이름붙힌 것) 은 계속 늘어난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기술의 발전만큼은 이것을 무시하는 것 같다. 새로운 기술이 연구되고 상업화 될 수록 인간의 삶은 점차 편해지고 다채로워져 즐거움을 유발하는 것처럼 보인다. 컴퓨터 기술과 스마트폰의 보급은 우리 세상을 더 간편하게 하고 다양성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했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 혹시 감추어져있는 무질서한 것들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생겨나고 나는 그것에 동조한 것이 아닐까.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도 잘만 살았던 것처럼, 인류기술의 발전은 단지 허영일 뿐이었나.
에너지 고갈과 자연파괴의 문제는 매년 거론 되면서도 마땅한 해결책이 마련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AI , 전기차가 지구를 구원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지만, 지구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태양과 달을 이용한 재생에너지는 여전히 적은 파이를 차지하는데 어떻게 그들이 지구를 구원할 수 있나?
AI는 지금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하고 석유차들을 파괴하고 전기차를 보급하고, 그 배터리 수명이지나면 다시 파괴하고 다시 생산하고. 이런 것들로 어떻게 지구를 구원할 수 있다는 말인가?
사회적으로도 해가 갈수록 출산율은 감소하고 자살률은 늘어난다. 이런 세상을 과연 살만해졌다고, 전보다 더 나아졌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몰래 무질서를 감당하는 자들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발전은 그들을 향해야 한다. 위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2. 돈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가치는 무엇으로 만들어 질까. 이 땅에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다. 모두 공평하게 하나의 몸과 하나의 삶만 체험한다. 그런데 어째서 부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학교에서 배운 바에 의하면 Output은 Input을 절대 뛰어넘을 수 없다. 다시말해, 우리가 들인 에너지만큼 보다 더 적은 양의 가치만이 생산될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효율을 증대시키는 것뿐 input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Input은 우리의 노동력, 생명력, 자연에서 온 것 일테이고 output은 돈이라 하자. 우리는 이 돈을 가지고 다시 우리의 생명력으로 환전한다. 그러니 돈은 계속 부족할 수 밖에. 생명력을 돈으로 전환할 때 그 효율의 한계가 있을 테고 다시 그 돈으로 생명력을 환전하려 하니 기존에 갖고있던 생명력보다 적은 것을 얻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자연을 파괴할 뿐이고 삶은 점차 지루해지고 권태롭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계속 돈으로 환전하려 하고 그 부의 쌓임에서 안정감을 얻으려 한다. 인간의 불완전성에서 촉발된 기질적인 특성 때문일 테지만 그 완전함에 도달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불가능하다.
가치를 생산할수록 우리 고유의 생명력이 교환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을 착취함으로써 우리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돈을 벌게 될수록 우리의 활기가 사라지고 있는것은 아닐까.
그러나 한 가지 더 나아보이는 방법이 있다. 내가 아니라 남의 생명을 빼앗거나 자연을 착취하는 일. Input은 내가 아닌 것들로 놓고 output만 챙기는 것이다. 그렇게 부의 차이가 생겨나는 지도 모르겠다. 순수한 노동의 가치는 진작에 박살났다. 부는 계속 대물림된다. 어떻게 해야할까.
눈떠보니 자기들끼리 자연과 노동자를 착취하고 자기들끼리 배불린다. 바다와 석유, 광물들을 채취할 권리가 어째서 그들에게 있는 걸까. 어째서 나의 권리는 없는 걸까. 나 또한 자연의 일부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