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어떤 느낌인가요?
확실히 펄쩍 뛰는 날 것의 느낌은 아니지요. 고리한 냄새가 나는 구운 생선 같은 느낌이랄까. 필요성, 내 이름 석 자에 붙어서 우리 부모님의 기대를 듬뿍 담고 있으니, 멀리 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혈육 같은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친하기는 쉽지 않은 존재. 이 친구와 친해지면 더 똑똑해지는 건 분명한데, 멀리해도 그다지 사는데 큰 불편을 주지는 않아서, 필요할 때만 얼굴 보는 친구와 같은 존재라고 할까요.
더군다나 어느 날 나라에서 학교에서는 더 이상 볼 일 없는 친구라며 아예 책상을 빼 버렸죠. 그럼에도 법이나 중요한 문서에서는 떡 하니 상전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교과서에도 한자 없는 한자말이 수두룩하지요. 그러고 보니 국어, 수학, 과학 다 한자네요.
한자의 필요성에 대해서 토론하면 대략 반으로 갈리는 것 같은데, 막상 아이들 대부분은 유치원 때부터 학원이며 학습지로 과외를 하고 있지요. 머리로는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어느 날 그 필요성을 체감하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한문을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전공학생들조차 한자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수업에 참여했을 때입니다. 물론 여기서 안다는 것은 단순히 한자를 외우고 있다는 말과 결이 좀 다른 얘기입니다. 여하튼 이런 학생들을 보면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한자와 조금 더 가까운 친구사이가 되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이 나를 한자의 뿌리를 찾는 길로 이끌었습니다.
꽤 오랜 시간을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갑골문자와 금문 등 고문자를 연구한 학자들의 길을 따랐습니다. 하지만 그리 멀리 가지 못하고 돌아섰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미안한 얘기이지만 기존의 한자 해석들은 대부분 나를 설득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길을 찾기로 했습니다. 그것은 다른 언어와 한자를 비교하여 그 어원을 밝히는 비교분석법입니다. 문자보다 말이 먼저라는 단순한 사실에서 착안한 방법이었습니다. 시간이 한 참 흐른 후에 제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갑골문자 대부분의 본의는, 동시대 혹은 이전의 다른 문명의 언어들과 그 뿌리가 닿아있었습니다.
한자는 오로지 황하 유역에서 탄생한 漢字가 아니라 동아시의 문자이며 나아가 옛사람들의 문화와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인류의 문자였습니다.
이제 그 성과의 일부를 여기서 풀어볼까 합니다.
목차는 크게 세 가지 기준을 정했습니다.
첫째, 역사 속에서 사건이나 사고가 있는 날에는 그 내용과 관련된 한자를 그날의 주제로 삼으려고 합니다.
둘째, 특별히 이슈가 없는 날은 우리나라의 전통이나 민속과 관련된 한자를 주제로 삼으려고 합니다.
셋째,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지만 막상 그 의미를 설명하려면 쉽지 않은 말들을 주제로 삼으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