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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끌림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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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리 Nov 14. 2024

유정의 과거 -4

인연이란- 3

퇴근길 재훈과 만나기로 한, 잠깐의 통화를 끝내고 집 앞 버스정류장에 내린 유정.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전화를 걸려던 찰나,

"유정아~!" 재훈의 목소리가 들린다.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그녀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는 그가 보인다.

"잘 지냈어?"

"응, 오랜만이야~오빠"

"못 알아보겠다~그때 만났을 때랑 이미지가 많이 달라 보여서."

"난 잘 모르겠는데?"

"캐주얼하게 옷 입었을 땐 몰랐는데 슈트 입으니까 멋있는 커리어우먼에 분위기 있어 보여."

"오빠도 그래~놀러 갔을 땐 청바지랑 티 가볍게 입어서 어려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정장 입고 있으니까 올드해 보인다?"

"뭐? 올드라니! 가는 말은 고왔는데 오는 말이 거칠다~?"라며 웃음을 짓는 재훈을 향해 유정은 가벼운 농담이라며 눈을 찡긋함과 동시에 콧잔등에 주름이 생겨난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재훈은 그런 표정을 짓는 유정을 귀엽다는 듯 웃음 띤 얼굴로 바라본다. 아직은 이른 저녁시간, 따듯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에 서로의 옆에서 천천히 걸으며 대화는 오고 간다.

"유정이랑 오랜만에 만났는데 오빠가 맛있는 저녁 살게~"

"응~저녁? 사진 전해준다고 해서 가볍게 커피나 마실 생각하고 나왔는데."

"데이트 좀 하면 안 돼요? 사진만 전해주고 가기에는 너무 오랜만에 만났잖아, 우리. 같이 만나서 저녁 먹고 커피 마시고 오늘 저녁시간은 저와의 데이트 어때요~유정 씨?"

"칫~데이트는 빼고! 밥 먹자 오빠. 일하고 퇴근했더니 무지 배고프다."

"그래? 배라도 고파서 다행이다. 밥 데이트는 할 수 있겠어~." 라며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에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는 재훈의 웃음 띤 옆모습이 유정의 눈에 살짝 들어온다.

"뭐 좋아해, 먹고 싶은 거 있어? 여기 동네 한번 돌아볼까~아니면 아는 데 있어?"

"찐 맛집 있긴 한데~오빠 닭요리 좋아해?"

"그래도 우리 첫 데이트인데 닭고기는 너무 소박하지 않아?~소고기 먹자"

"소고기 사주는 남자를 조심해라, 반드시 바라는 게 있다. 선배들이 그러던데?"

"무슨 소고기로 그렇게까지 의미를? 그런 거 아냐. 맛있는 거 사주고 싶어서 그래."

"나 입맛이 소박해서 소고기 알레르기 있어. 내가 먹고 싶은 거 얘기하라며. 다 왔어. 저기"

유정이 손으로 가리킨 소박해 보이는 외관의 식당으로 재훈이 함께 들어간다.

이른 시간 한적한 식당내부의 창가 쪽 편한 자리로 가서 앉는다. 유정이 주인장에 반갑게 인사를 먼저 하고,

"이모님, 저희 한 마리 해주세요. 늘 먹던 매콤한 맛으로 부탁드려요~." 라며 주문을 한다.

테이블에 밑반찬과 물을 가져다주며 주인장이 재훈을 훑어보더니 둘을 향해 말을 이어간다.

"오늘은 처음 보는 남자분이랑 같이 왔네~? 인상이 참 좋아요~키도 훤칠하고 서글서글하니 둘이 어울려."

아는척하는 주인장의 말투가 불편했는지 유정이 에둘러 얘기를 꺼낸다.

"이모님은 보는 사람마다 인상이 좋다, 어울린다 그러셔~. 친구들끼리 왔을 때도 막 엮으시더니. 오해하겠어요"

그 사이, 수저를 놓던 재훈이 주인장에게 말을 건넨다.

 "칭찬 감사합니다, 둘이 잘 어울리죠? 오늘 유정이랑 첫 데이트인데 소고기 포기하고 여기로 오자고 해서 끌려왔어요."

"그랬어요? 우리 집 처음 온 손님인데 더 맛있게 해 드려야겠네." 라며 조리를 위해 자리를 뜬다.

겉옷을 벗어 빈 의자에 걸쳐두고 재훈이 앞치마를 유정에게 건넨다.

"고마워, 오빠. 챙겨주는 이런 자상한 면도 있었네~?"

"오늘 첫 데이트를 시작으로 나를 천천히 알아가 봐. 장점이 많은 매력이 넘치는 남자란 걸 경험해 봐야 알지~"

"이모님한테 첫 데이트니 뭐니 그런 얘기로 거리도 만들어줘 버리는 경험 해 보니 매너는 좋은데 입이 가벼운 남자였다?" 재훈을 향해 눈을 살짝 흘기는

유정과 시선이 닿자 그는 못 들은 척 컵에 물을 따라 마신다.

"아참! 우리 사진 보자~엄청 예쁘게 나왔어. 5월 그 예쁘다는 장미꽃들 중 네가 제일 예쁜 꽃이더라"

인화한 사진 여러 장을 그녀에게 건네주며 유정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재훈.

"뭐야, 그 올드보이멘트는 별로다. 근데 사진 진짜 예쁘게 나왔어. 꽃배경이라 엄청 화사하고 모델이 다했는걸?"

"이것 봐봐. 우리 너무 잘 어울리는 커플이지 않아? 이 사진매일같이 몇 번을 보고 또 보고.  만나 함께 보 얘기 나누고 싶었어. 리 만날 날만 기다렸어~나."

재훈이 손에 들고 있던 사진을 함께 보기 위해 의자를 그녀 옆으로 더 가까이 앉는다. 서로의 어깨가 살짝 닿을 듯 머리를 마주하며 사진을 보는 둘의 표정이 갓피어난 장미꽃 봉오리처럼 설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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