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그동안 요리된 감자에 버터, 치즈가루를 넣고 으깨다가 우유를 추가하여 잘 섞고 완전히 으깬다.
6오븐을 220°C (팬 오븐: 200°C/ 가스오븐: 7)로 예열한다.
7파이 속재료를 깊은 오븐용기에 담고 잠시 식힌 후, 으깬 감자를 펴 바르듯 덮어준다. 포크로감자를빗질하여 텍스처를 만들어주고바삭하고노릇노릇해질 때까지 20분 정도 굽는다.
8 감자 크러스트가 노릇노릇해지면 오븐에서 코티지 파이를 꺼낸다.
코티지파이는 손님 접대용 음식으로 준비하기 좋다. 한 번에 적어도 6인분은 만들게 되는데 와인도 열어야 하니, 요리하는 김에 와인 대접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리 난이도 역시 쉽다. 야채를 손질하여 고기와 볶고 끓여서 으깬 감자를 올리면 끝이다.
나는 요리에 쓸 와인을 슈퍼마켓에서 샀다. 끼안띠도 좋아하지만, 잘 모르고 샀을 때 복불복이었던 기억이 몇 번 있어 망설이다 결국 쉬라즈를 샀다. 내가 산£6.99 짜리 슈퍼마켓표 쉬라즈는 코티지 파이 요리용으로도 좋았지만, 그 자체로도 맛이 훌륭했다.
코티지 파이 요리용으로 사용할 와인은 달지 않은 와인이면 다 좋다. 와인은 소고기의 잡내를 잡아주고 풍미를 더해준다. 코티지파이는 대부분 가스레인지로 조리하여 20여분 정도만 감자 토핑의 크러스트를 바삭하게 만들기 위하여 오븐에서 굽는다. 이 바삭한 크러스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요리과정 4번에서, 나는 육수를 따로 만들지 않고 물과 소고기 육수 큐브를 넣는다. 아래 사진은 내가 사용한 Oxo 큐브와 그레이비 분말이다. Oxo 큐브는 한국의 분말 육수나 야채국물 티백이 큐브형태로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소고기육수 대신 야채 육수를 사용해도 좋다.
파이 속재료 이미지 출처: https://www.recipetineats.com/cottage-pie/
왜 된장찌개나 닭 볶음탕 같은 요리들은 다음날부터 더 맛있어지는지 모르겠지만, 코티지파이 역시 다음날 차가운 그대로 먹어도 맛있다. 고기를 넣은 음식을 오래 끓여서 생기는 감칠맛 때문일 듯싶다. 냉장고에 보관하며 2~3일 동안 먹을 수 있고,차가운 채로 도시락을 싸기도 좋다. 이번엔 손님이 없어 남은 코티지 파이를 밀폐용기에 덜어 냉장고에 보관하며 도시락도 싸고 몇일간 뭘 먹을지 고민할 필요 없이 지냈다.
크림티처럼 파이 역시 스위트 파이와 세이보리 파이가 있다. 내가 전에 알고 있던 파이는 전부 디저트로 먹는 달콤한 파이뿐이었기 때문에 식사로 먹는 고기파이는 생소했었다. 한국인의 소울 푸드가 된장찌개라면 영국인에게는 코티지 파이가 그런 음식인 것 같다.한국에 살 때 한식의 시골밥상 같은 영국 스러운 음식이 뭘까 궁금했었다. 남편이 오랫동안 타지생활을 해서 자기 나라의 가정식이 그립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때 그가나에게 제일먼저 만들어줬던 영국 스러운 식사가 바로 코티지 파이였다.파이는 한국의 백숙처럼 토속적인 영국 음식인것같다. 코티지 파이, 스테이크 & 에일 파이, 파스티는 모두 내가 좋아하는 구수하고 담담한 '영국시골의 맛'을 갖고있다.
코티지 파이는 영국에서 유래된 요리로, 지금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코티지 파이와 셰퍼즈 파이의 차이점은 고기의 종류이다. 코티지 파이는 다진 소고기로 만들고, 셰퍼즈 파이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다진 양고기로 만든다. "코티지 파이"라는 이름은 18세기말에 처음 사용되었다. 당시 영국과 아일랜드의 가난한 사람들은 감자를 일상 식재료로 사용했다. 코티지에 사는 가난한 농민들이 선데이 로스트에서 남은 재료를 아껴 고기 파이를 만들고 구운 감자를 으깨 토핑을 얹어 파이를 만들었다고 한다. 비싼 소고기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선 양고기를 사용하여 셰퍼즈 파이가 만들어졌다는 추측도 있다.
우리나라 비빔밥의 기원도 삼국시대의 가난한 농민들이 밭에서 일하다가 간단히 먹는 한 끼로, 남은 반찬을 아끼고 활용하기 위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각 나라의 시대가 담겨 있는 음식들은 그 나라를 대표하며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 되어 문화 유산로서도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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