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 소주 한잔 같이 하자. (포기 편)
이제 좀 포기하고 싶다고?
잘 지냈스?
아 뭐 대충 그저 그렇게 살고 있다고 ㅋㅋ
음.. 아주 잘 살고 있구만. ㅋㅋ
요즘 뭐 이것저것 해보는 것 같던데 좀 어때 할만해?
왜 엄청 의욕도 다시 솟고 활기도 찾은 거 같더만.
아하~ 맘 같지가 않다고. ㅋㅋㅋ
뭐 세상새키 맘 같지 않은 게 어제오늘 하루 이틀이냐 뭘 새삼스레 그래 ㅎㅎ
음... 그렇지.
그걸 잘 알면서도 나름 한다고 열심히 했는데 맨날 그 자리에서 맴도는 것 같으면 현타가 오는 게 당연한 생리긴 하지.
근데 뭐.. 막상 그러기는 힘들다는 건 알지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어~~ ㅋㅋ
일단 우리가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니고 어차피 금방 세월 가고 정해진 시간은 올 건데, 그렇게 생각하면 꼭 뭘 이루고 따내고 성취하고 이런 거 보담도 그냥 그 주어진 시간에서 복작복작 뭔 컨텐츠든 채워 넣어서 한다는 게 더 의미가 있는 거 아니겠냐.
쫌 못하면 어떻고 더디면 어떠냐.
그렇게 이렇게도 저렇게도 경험하면서 고민도 해보고 어떻게 해볼까 생각도 하면서 내 인생 다채롭게 채워 넣어가는 그 자체가 재미고 의미가 있는 거지 뭘 ㅋㅋ
살아보니가 인생 그냥 뭐가 됐든 시트콤이라고 생각하면 홀가분하고 재밌도 있어~~
일단 니가 지금 인제 좀 포기해버리고 싶은 게 왜 그런지 아냐.
마음 한 구석에서 이 정도쯤 험한 꼴 보고 꾸역꾸역 들이 부었으면 뭔가 다음 레벨로 가시적인 성과나 보람이 떡스커니 좀 나와 줘야 하는데 이건 뭐 남들은 다 저만치 앞으로 나가는 거 같은데 나만 혼자 제자리인 거 같으니 맘이 조급해져서 그렇지.
조급하니 맘이 급해 원래 했던 것도 더 손에 안 잡히고 길을 잃으니 아 그냥 손 놓고 맘이라도 편하게 있고 싶다 이런 맘이 드는 거 아니냐 ㅋㅋㅋ 내가 딱 알지.
그럼 그냥 포기해~~ㅋㅋㅋ
근데 어차피 포기 할 거 그냥 하면서 포기해~~ ㅋㅋ
뭐가 나올 거라는 거를 아예 생각하지 말고.
걍 이거 꼭 성공 안 해도 되니까 그냥 내 인생 채워 넣은 컨텐츠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맘 비워 그냥~~ 그러다가 어느 날 또 살살 욕심이 생기면 또 의욕이 우러나와서 덤벼보고 그런 거지.
당장 안되는데 어떻게 그렇게 시종일관 열정에 불타서 덤빌 수가 있겠냐.
걍 그 행위 자체로 내 인생 컨텐츠 채워 넣는다 생각하고 맘 비우고 지금은 이렇게 저렇게 하고 싶은 대로 홀가분하게 그걸 가지고 놀아바.
암것도 없는 공허한 無보다는 고군분투라도 뭔가 채워져 있는 게 더 괜찮은 삶 아니냐.
어차피 맘대로 안 되는 놈에거 남 눈치 볼게 뭐고 되든 안 되는 맘 상할게 뭐냐. 걍 그딴 거 니들 맘대로 생각해라하고 신경 끄고 니 맘대로 자유롭게 요리조리 만져보고 굴리면서 놀아봐바.
오롯이 그 대상과 나만 있다고 생각하고.
뭔 거창한 껍질을 깰라고 하지도 말고 걍 무덤덤하게 다 내려놓고 바닥부터 다시 널 답답하게 하는 그 녀석 하고 독대를 하는 거지.
니가 또 현타 온 이유를 맞춰볼까.
하다가 하다가 지쳐서 좀 손을 놓다보니 이제는 그나마 그간 티끌만큼 쌓였던 것도 완전히 다 사그라져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같은 벙찐 느낌 때문에 이제 엄두가 안나는 거지. 글치? ㅋㅋㅋㅋ
그럼 그냥 처음부터 다시 한다고 생각 해 봐.
그럼 확실히 느낄 거다.
아! 아무것도 안 남은 건 아니었네.
정말 완전 처음에는 하나하나 부대끼고 힘들었던 게 그때랑 비교하면 훨씬 더 슥슥 진도도 잘 나가고 가볍게 느껴지네.
아직 개척이 안된 생소한 앞으로만 더 더 나가려고만 하니까 답답하고 진척도 없게 느껴지고 부대끼는 거지. 그게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는 뭐가 되었든 당연한 거고.
그럴 때는 다시 바닥부터 초심으로 차근차근 밟아봐. 그러면 그동안 쌓인 내공과 노력들이 다 어디 도망간 건 아니라는 걸 깨달을 거다. 한걸음 한걸음 다시 걸어보는 시작은 그 예전의 완전 쌩초보 때 첫걸음보다는 훨씬 가볍고, 든든하고, 묵직할 거다.
사실 지금 니가 느끼고 싶은 그 성취감, 뿌듯함, 재미?
그거 지금 너는 못 느끼는 이미 쌓여진 내공을 가지고 다시 바닥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면 이제서야 그 단계에서 예전에 못 느꼈던 여유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야 ㅋㅋㅋ
그렇다고 항상 익숙한 같은 자리에만 있으라는 것은 아니지만 맘이 조급하고 지칠 때는 그렇게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다. 내 경험상..
일단 사람이 뭘 하든 재미가 있어야지 좀. ㅋㅋ
그러다 보면 같은 쪼랩 마을이라도 그전에는 안 보이던 것들도 보이고 애정도 더 가고 물아일체가 돼 가면서 이내 내공 탄탄히 더 강해진 슈퍼 사이아인이 되어 다음 코스와 재맞짱을 뜨는 거지.
지금 아무 생각 없이 덤비기만 하면 역시 얻어 터지기만 하는 게 당연한 거야 ㅋㅋㅋ 오기도 좋지만 너도 살아야 할 거 아니냐.
그렇게 하다 보면 아마 지금 들었던 생각처럼 그 벽이 그렇게 거대하지만은 안았구나 하는 걸 깨달을 수도 있을 거다.
그 길이 지금 망연자실하게 그렇게 끝없이 보였던 것처럼 멀리 있는 것은 아니었구나, 나름 x밥이었구나 하는 걸 아주 뜬금없는 시점에 느끼게 될 수도 있을 거야. ㅋㅋㅋ
그러니까 지금은 그 끝에 뭐가 어떻게 될지 아예 생각하지도 말고, 걍 그 대상하고 담백하게 처음부터 독대를 해봐.
전에는 꾸역꾸역 어떻게든 뭘 하느라고 바빠서 못 봤던 디테일도 음미를 좀 해보면서.
그러다 보면 또 다시 정이 들고 정이 들면 또 의욕이 나고 그러다 보면 결국에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 아 미안하다 일단 다음 단계 안 나가도 되니까 그냥 다시 바닥부터 꽁냥꽁냥 즐기면서 해라 ㅋㅋ
예전에 시험공부도 책 처음 볼 때는 이게 뭔 소리인지 이해도 안 가고 남는 것도 없는 것 같아도 2 회독, 3 회독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면 뭔가 또 이게 전보다는 편안하면서도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면서 새롭고, 더 내 것이 든든하게 돼 가는 충만감이 들어가지 않았냐.
그니까 내가 말한거는 나 혼자 뇌피셜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방법이 아닌가 싶다.
그래!
그러니까 일단 이 모든게 내 인생이란 시트콤의 컨텐츠다~~ 생각하고 홀가분한 맘으로 바닥부터 차근차근 2 회독해봐. 다시 지금 코스로 오는 데는 훨씬 적은 시간이 걸릴 거야 남는 것도 많으면서.
그럼~~! 너 잘 살고 있고 잘하고 있는 거야.
아니 세상천지 진짜 니말 대로 우리 나이때 암것도 안 하고 걍 뻗어 있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데 뭐라도 더 채워 넣겠다고 고군분투하는 그 자체가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 시도냐. 걍 이불속에 누워있는 거보다 얼마나 다채롭고 충만한 삶이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다만 현타를 줄 뿐.
현타가 가정방문하면 우리도 인제는 좀 무식하게 오기로만 방문고리 붙잡고 뻐팅기지 말고 영악하게 차 한잔 주고 달래면서 내보내자 ㅋㅋ
그래 오늘도 잘 먹었고,
뭐 포기니 뭐니 거창하게 생각하지도 말고 걍 다 내려놓고 바닥부터 다시 혼자 시간 가지면서 차근차근 음미해 봐!
아우 솔직히 인제 우리 살 날도 얼마 안 남은 거 뭔 고민으로 채우기도 인제 지겹지 않냐. ㅋㅋㅋ
안되면 안되는갑다 시부레 맘대로 하라고 하고 그냥 내일도 이렇게 재미지게만 홀가분한 맘으로 살자고!
오오케이~~!!!! 잘 들어가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