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몽연
절벽 끝에 서서 땅을 바라봅니다.
까마득한 거리에 조금 겁이 납니다.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손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 용기가 생깁니다.
나는 뛰어내리는 게 아닙니다.
하늘 아래 구름으로 다이빙하는 것입니다.
선선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넓은 바다를 유영하다
조금 아래로
조금 더 아래로
더 깊은 곳으로 가라앉다 보면 끝이 보입니다.
다음 날
나는 뉴스에 나오겠지요.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가 푸른 하늘을 유영했다고.
/비행소녀, 몽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