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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10시간전

마침내, 부다페스트

60대 부부의 세계여행기


  리스트공항에서 도심까지 30여분을 가는 동안 공항버스는 모든 부속을 해체해 버릴 듯이 심하게 흔들리고 덜컹거렸다. 공항버스 때문인지 차창 밖 건물들도 관리를 받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을 견뎌 온 것처럼 속절없이 낡아 보였다.      


  가보지 않은 곳은 상상 속 이미지로 존재할 뿐인데, 상상 속 이미지라는 것도 대개 여러 매체를 통해 보고 들었던 정보들이 제멋대로 짝을 이루고 있는 터라 정답을 확인할 수 없는 퍼즐 같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또한 영화 글루미 선데이와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 헝가리 광시곡 등이 만들어 낸 이미지가 있었다. 색감으로 얘기하자면 선명함보다는 원색에서 한 두 번 색을 뺀 듯한 옅은 그레이와 베이지 정도랄까.      


   3박 4일을 머물 작은 정원을 가진 아파트에 짐을 들여놓고 인근 은행 ATM에서 헝가리 화폐를 인출했다. 헝가리는 유로연합에 속해있지만 자국통화를 쓴다. 마트에서 필요한 생수와 과일을 사다 놓고 구글링 통해 평점 높은 로컬식당을 찾아갔는데. 아뿔싸! 로컬식당은 맞았으나 평점과 리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단골로 보이는 손님 한 사람이 이미 만취 상태로 1층 좁은 바테이블에 앉아 있었고 안내해 준 2층으로 올라가니 정돈이 덜 된 서너 개의 테이블이 적당히 흐트러진 채 놓여있었다. 다시 일어나기도 멋쩍어서 굴라쉬와 비프스튜를 주문하며 로컬 맥주를 달라고 하니 페로니 맥주밖에 없단다. 헝가리에서 마시는 첫 맥주가 이탈리아 맥주라니 쩝.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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