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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문R Aug 09. 2024

블로그와 브런치를 오가며 글쓰기

나만의 글쓰기 여정에 대한 짧은 기록


지금 나는 블로그와 브런치를 오가면서 글을 쓰고 있다.

블로그에는 주말에도 글을 쓰고 있고, 브런치에는 월, 수, 금, 주 3회 글을 쓴다. 브런치에 쓴 글을 블로그로도 발행해서, 블로그에는 평일 2개의 글이 올라가도록 하고 있다.


처음에는 브런치에도 매일 글을 쓰려고 했으나, 이것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빨리 포기했다. 주 3일 쓰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쓰면서 계속 알아가고 있다.  

반대로 블로그 글은 글감만 있으면 우다다다 쓸 수 있다. 블로그 글을 브런치 글보다 많이 썼기 때문에 익숙해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글쓰기 플랫폼의 차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이참에 브런치에 본격적으로 글을 쓴 지 3주밖에 안된 사람이지만, 블로그와 브런치를 오가며 글쓰는 나의 글쓰기를 기록해두려 한다. 초보 글 쓰는 사람의 시선으로, 지금 느끼는 나의 감정을 글로 남겨보려 하는 것이다.




블로그 글쓰기를 위해 유료강의를 듣고 알게 된 것들


처음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할 때 유료 강의를 들었다. 블로그 글쓰기에 대한 책을 몇 권 읽고 혼자서 글을 조금씩 써보고 있었지만, 돈을 내고 강의를 들어야 제대로 된 정보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무작정 신청한 강의였다. 서평으로 인플루언서가 된 분이 진행하는 강의여서 더 혹했다. 제품이나 관광지를 홍보하는 것은 자신 없고 관심도 없지만, 책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도 인플루언서가 돼서 돈도 벌고 유명해지고도 싶었다.


블로그 글쓰기의 핵심은 '검색'이라고 했다. 블로그는 검색에 걸릴 수 있게 정보가 담겨 있는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고, '키워드'를 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전에 읽었던 블로그 글쓰기 책들에서는 '키워드'에 대한 정보는 없었는데, 실제로 만난 블로그 글쓰기 세상은 온통 키워드였다. 블랙키위 같은 키워드 검색량을 찾는 사이트, 블덱스처럼 블로그 지수를 알려주는 사이트를 배웠다. 제목에 키워드를 넣고, 키워드를 본문에 정도 넣어야 하는지를 배웠다. 키워드는 너무 많이 넣어도 안되고 적게 넣어도 안된다. 블로그가 좋아하는 키워드 적정 개수가 있다. 블로그가 좋아하는 사진 개수도 정해져 있고, 심지어 글자수도 있었다.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하나의 주제로 대부분의 글을 써야 한다고도 했다. 톡방에 자신의 글의 키워드를 올리면, 강사가 키워드를 수정해 주었다. 이런 키워드를 넣어보라고 조언을 해줬다. 일주일에 한 번 강의를 듣고 매번 글을 쓸 때마다 키워드를 확인받았다.


절 반 정도 강의를 듣고, 단톡방에서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글만 잘 쓴다고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내가 순진했다는 것을. (물론 내가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아니지만...) 게다가 내가 원하는 글쓰기는 이런 글쓰기가 아니라는 것이 점점 더 확실해졌다. 이건 나의 글쓰기가 아니었다. 검색에 걸릴 글쓰기를 해야 인플루언서가 된다면, 나는 인플루언서가 되기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내가 잘났거나 특별하다는 뜻이 아니다. 나는 그런 글쓰기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말이다.

강의를 듣지 않았다면 나의 글쓰기 방식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았을 테니, 수업료는 제 값을 했다.    

 


나의 글을 쓰기 시작하다.


이런 고민을 하다 부아 c님의 <부를 끌어당기는 글쓰기>를 읽고 답을 찾았다. 부아c 님은 키워드, 검색, 노출보다는 '체류시간과 재방문율'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러려면 좋은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매일 글을 쓰는 것, 올바른 방법으로 쓰는 것, 그렇게 오랜 기간 쓰는 것이 인플루언서 블로그를 만든다. p60
꾸준히 자신의 인사이트와 진심을 담아 대중에게 전달해 보자. 사람들이 당신을 이웃추가하고 당신의 글을 읽는 것은 결국 당신의 글이 좋기 때문이다. p118
체류시간과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글을 쓰는 것이다. 좋은 글을 쓰면 체류시간, 재방문율이 둘 다 올라갈 수밖에 없다. 결국은 기본이 제일 중요하다. p123
- 부아c, 부를 끌어당기는 글쓰기


<부를 끌어당기는 글쓰기>를 읽은 후, 나는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기로 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글을 쓰기로 했다.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려 애쓰기 시작했다. 그러자, 계속,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처음 목표로 했던 서평 쓰기에 집착하지 않고 필사글도 쓰고, 책 한 권을 천천히 읽기도 하고, 책방 소개도 하고, 카페 소개도 하며, 자유롭게 글을 썼다. 나아가 공저 쓰기도 도전했고, 브런치 작가에도 도전도 다. '블로그 인플루언서 되기'라는 목표를 내려 놓자, 더 다양한 글쓰기 공간이 열렸다.    



브런치 글쓰기 전 나의 상태, 사진: Unsplash의 Niklas Hamann


브런치 초보 작가, 헤매는 이 순간이 좋다.  


이제 브런치 글을 쓴 지 3주를 꽉 채웠다. 초보 브런치 작가다.

블로그 글감은 집안일하거나 운전하면서도 막 떠오른다. 머릿속으로도 글이 써진다. 블로그 글은 핸드폰으로도 쓰고, 음성 입력으로도 쓴다. 30분도 안 되는 시간에 후다닥 쓰기도 한다.


그런데 브런치 글쓰기는 완전히 다르다. 브런치 글을 쓰기 상태는 바로 위의 사진과 같다. 노트북을 열어 놓고 글감을 찾는 것부터 글의 얼개를 짜는 것까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해한다. 쓰기 전, 다른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읽은 날은 증상이 심각해진다. 좋은 글, 진심을 담은 글, 감동적인 글, 처절한 글앞에서 나는 도대체 어떤 글을, 어떻게 써야 하나 고심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초보니까 괜찮아'라며 스스로를 다독여 어찌어찌 브런치 글쓰기 창을 열면, 그 하얀 백지 앞에서 완전히 제대로 길을 잃는다. 온전히 글에만 집중하도록 만들어진 브런치 글쓰기 창은 정말 내가 작가가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다른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글쓰기에만 집중하도록 디자인되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하얀 면을 매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초보 작가인 나를 압도하면 문장을 시작하기도 어렵다.


반전은 일단 첫 문장을 쓰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헤맸던 시간을 뒤로하고 일단 쓴다. 키워드니 글자수니 사진 개수니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쓴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늘어놓아 본다. 지금까지는 공저를 쓰고 퇴고를 하는 중이니 공부하는 마음으로 '글쓰기'에 대한 글만 집중적으로 썼다. 나중에 이 글을 묶어서 브런치북을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도 면서 일단 쓴다. 쓰는못쓰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쓴다. 지금 쓰는 사람이 작가라고 하는 선배 작가님들에 말에 기대어 일단 쓴다. 그러면 또 신기하게 글을 써진다.   


첫 글을 발행했는데, 10개 정도가 넘는 라이킷이 달려서 놀랐다. 이 사람들은 내 글을 어떻게 읽는 것일까. 어떤 알고리즘이 사람들에게 내 글을 도달하게 하는 것일까 모르겠다. 이후에 발행하는 글에도 10개 정도의 라이킷이 달린다. 이 라이킷 덕에 다시 글을 쓰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헤매면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 좋다. 그래서 멈추지 않고 다음에는 어떤 글을 쓸지 고민하며 머리를 쥐어뜯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일 테다.   



블로그 글쓰기와 브런치 글쓰기, 활용하기 나름


나에게는 블로그 글쓰기보다 브런치 글쓰기의 만족감이 더 높다. 하나의 글을 완성하고 나면 내가 뭔가를 해냈다는 충족감이 있다. 하지만 매일 브런치 글만 쓰라고 하면 힘들어서 뻗어버릴 것이다. 그래서 브런치 글을 쓰면서 충족감을 얻고, 블로그 글을 쓰면서 쉰다. 브런치 글쓰기가 차려진 정찬을 먹는 것이라면, 블로그 글쓰기는 달디단 간식을 먹는 것과 같다.

이후 나의 글쓰기가 어디로 이어질지는 모르겠다. 미리 계획해 둔 것도 없다. 하지만 계속 쓰는 사람으로 있을 것이다.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글 쓰는 사람으로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블로그와 브런치, 두 플랫폼을 나의 글쓰기 도구로 유용하게 활용해 보련다. 꾸준하게 글을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니 말이다.    




표지사진: UnsplashNick Morr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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