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나는
가끔씩 아이들에게 죽음을 이야기한다
서로가 서로의 일상에서
언젠가는 사라질 테지만
사라질 서로의 존재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라며
"아들 엄마가 죽으면
엄마의 영정사진은 이 사진들 3장 중에
하나 골라서 해줄래?
또 엄마는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주고
엄마의 영정사진 앞에 꼭 향기 나는
장미 한 다발을 올려줘"
"응 알았어 엄마
혹시나 나중에 마음이 바뀌면
다시 나한테 말해줘야 해"
"그리고 엄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해 놨어
혹시나 엄마한테 무슨 일이 생겨서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면
꼭 엄마가 원하는 결정을 함께 해줘야 해"
"응 엄마가 의식이 없어도
고통 없이 갔으면 좋겠어
엄마 마음을 꼭 마지막 순간까지
담아볼게"
"맞다 엄마 장기기증 신청도 하려고 하는데
아직은 하지 못했어
그 결심은 정말 쉽지 않은 듯해
갈기갈기 찢어질 내 살점과 뼈와 장기들을
생각하니 조금 무섭더라
그래도 내가 여러 사람을 살리고 갈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을 하고 떠날 듯한데......"
"그러게 정말 쉽지 않을 듯해
엄마 내가 경찰이잖아
진짜 엄마보다 먼저 떠나는 일은 없어야는데"
아들의 그 말은
자신의 직업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함을 알고
가장 큰 불효가 되지 않기를
엄마가 평생 아픈 마음을 끌어안고
고통 속에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마워 아들
세상일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늘 너의 마음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 줘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이 참으로 감사하다
서로의 진심을 일상에서 나누는 일
나의 장례식에는
부디 세상의 틀에 박힌 것들이 아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로
웃으며 행복하게 떠나게 되기를
그러고 보니
나의 장례식에 흘러나올 음악을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나에게 맞는 나와 어울리는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음악을 골라봐야겠다
나의 장례식은
나와 사랑하는 이들 모두가
눈물보다 웃음이 더 많은
그런 마지막 순간이길 꿈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