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보내던 그 마지막날을 기억해.
2023년 11월 9일 이었지.
엄마의 임종 소식을 전해 듣고 가는 그날은 많은 비가 내렸어.
운전대를 잡고 엄마를 향해 가는 그 길은
안경을 끼고 운전대를 잡았는데도 차 앞유리가 너무도 희미했어.
어두운 저녁 하늘에 쏟아지는 비와 내 얼굴에 쏟아지는 눈물로 범벅이 되어
큰 소리로 엉엉 소리 내어 울면서 그렇게 엄마에게 가고 있었지.
도착했을 때 엄마는 벌써 차가운 영안실에 계셨어.
죽은 자의 모습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나여서
그 사람이 내 엄마였어도 너무 무섭기만 했어.
도착한 나는 엄마를 혼자 보러 갈 자신이 없어서 영안실 밖에서 울고만 있었지.
혼자서는 도저히 엄마를 보러 가지 못해
발이 떨어지지 않았어.
언니가 도착해서야 언니를 따라 엄마를 보러 갈 수 있었어.
영안실 출입문부터 나는 사시나무 떨듯이 두려움으로 가득했어.
'엄마 얼굴을 바라볼 수 있을까? 너무 무서워.'
마음속으로 혼잣말을 하며 겨우겨우 영안실에 들어갔지.
영안실 냉동고 하나를 열어 줬어.
그 안에 누워있는 엄마를 나는 처음부터 다가갈 수 없었어.
너무 무서웠어. 죽은 엄마의 모습을 본다는 사실이.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가 엄마의 얼굴을 보았지.
그런데 너무 평온하게 잠들어있는 엄마의 얼굴은
저절로 입맞춤을 하고 싶어지게 만들었어.
우리 엄마.
살아계실 때에도 그렇게 곱고 고왔던 엄마는
세상 떠나는 마지막까지도 너무 곱고 곱구나.
그런데 엄마,
나는 영안실에서 엄마를 보던 그 모습보다
영정사진에 있는 엄마의 얼굴이 더 사무치도록 아팠어.
이렇게 고운 엄마가 수십 년의 세월을 남편 없이 고생만 했던 시간이 떠올라서.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어. 엄마의 그 고운 모습에.
그 거친 일들을 혼자서 다 헤쳐간 삶을 생각하니 너무너무 가슴이 찢어졌어.
8남매 중 엄마의 임종을 아무도 지켜보지 못했지.
엄마는 삶의 마지막 숨을 쉬는 그 끝에서 8 남내의 얼굴을 하나하나
사무치도록 그리워하며 외롭고 외로운 시간을 버티셨겠지.
자식들이 보고 싶어서 마음속으로 꺼이꺼이 얼마나 우셨을까.
보기만 해도 이쁜 당신 새끼들 하나하나가 얼마나 보고 싶고 만지고 싶었을까.
새끼를 두고 떠나야 하는 그 마음은
그때가 언제든 죽어서도 그리워할테지.
엄마가 내 삶에 처음으로 죽음을 통한 상실의 아픔을 주었어.
그 아픔을 견디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했지.
엄마를 화장시키고 아빠 곁에 묻고 오는 날.
그날부터 슬픔은 더 배가 되어 돌아왔어.
생각보다 너무 아파서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아서
나는 침대에서 몇 날 몇일을 아무것도 할 수도 먹을 수도 없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엄마를 그리워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허공에 내뱉고
그저 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보니 2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러가 있었지.
엄마의 사진을 오래오래 곁에 두고 엄마를 보고 싶어서
내 침대 머리맡에 엄마의 영정사진을 두었어.
살아계실 때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내 삶에 젖어
엄마를 찾아보지 않았던 무수히 많은 시간들을 후회하며...
막내딸 보고 싶어서 이른 아침 전화를 하면
아침 일찍 전화하지 말라며 퉁명스럽게 내뱉었던 말들.
8남매의 막내딸이 매일 얼마나 그리웠을까?
그 조그마한 어린 녀석이 결혼해서 아무 일 없이 잘 살고 있는지
얼마나 궁금했을까? 밥은 잘 챙겨 먹고 잠은 잘 자고 있는지
날 닮은 이쁜 외손주들은 잘 크고 있는지 얼마나 얼마나 궁금하셨을까.
성인이 되어도 늘 애기처럼 보였을 엄마의 그 마음을
나는 이해하지도 이해할 수도 없었던
그저 엄마에게 늘 어리기만 한 딸이었어.
매일 8남매를 그리워하며 홀로 외로웠을 엄마의 시간을.
엄마를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시간들을 마주해서야 엄마의 마음을 돌아보네.
엄마 미안해요. 고맙고 사랑해요.
엄마의 사진을 마주하며 이렇게 글로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봅니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다음 생에서도 엄마딸로 그렇게 태어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