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원망했던 날들이 그리움이 되어갈 때

by 김성희

"엄마 이렇게 살게 할 거면서 도대체 나를 왜 낳았어?"라고 물었던 적이 있다.

사춘기 시절 우울함이 몰려와 불쑥 내뱉었던 한마디.

그 말이 그렇게 부모님의 가슴에 깊은 상처가 될 줄도 모르고...


엄마,

한 때 살고 싶지 않아서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엄마를

한 없이 원망했던 적이 있었어.

어쩌면 그건 엄마를 향한 원망이 아니라

내가 처한 환경과 나 자신을 탓한 것일지도 몰라.

다만 그 마음들을 풀 곳이 없어서 엄마를 향해 엄마를 원망했던 것 같아.


철없었던 10대에

난 그렇게 엄마를 그리워하면서 또 엄마를 원망했어.

다른 아이들처럼 따뜻한 엄마의 정이 그리워서

다른 아이들처럼 사랑받지 못하는 부러움을 엄마를 향해 투정했었는지도 몰라.

함께 살아도 늘 엄마를 그리워했던 그 시간들.

그래서 늘 엄마의 사랑이 부족했다고 생각했는데

철이 들어보니 엄마는 혼자 8남매를 키우느라 사랑을 줄 시간이 없었던 거야.


한 때 잠시라도 엄마를 원망했던 시간들에 진심을 다해 사과할게요 엄마.

이쁜 새끼들 사랑해 줄 시간도 없이 먹고사는 것에 치열했던 엄마였을텐데.

어떻게든 당신의 자식들을 위해 버티고 살아냈을 그 시간 들이었을 텐데.

엄마만 바라보고 기대어 사는 새끼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바라보며

죽고 싶은 그 순간도 마음대로 포기할 수 없었을 엄마였을텐데.

그래서 먼저 가신 아빠를 향해 원망하듯 혼잣말을 하며 훌쩍거렸던

엄마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흘러.


당신 자식 한번 따뜻하게 안아주지 못했던 그 마음이

다정한 말 한마디 해주지 못한 그 시간들이

얼마나 가슴에 깊게 남으셨을까.

먹고사는 그 삶이 무엇이라고 내 새끼 예쁘게 커가는 시간들을

지켜보지도 못한 채.

아이들만을 집에 남겨둔 채 엄마는 그 험난한 삶 속에서 늘

온몸에 상처를 끌어안고 아플 시간도 없이 그리 살아내 셨겠지.


엄마가 떠난 후에야 그 마음들을 헤아려 보게 되는 못난 딸을 용서해 엄마.

이렇게 후회하고 눈물 짓는 딸을 바라보며 또 마음 아파하겠지만

난 어디에도 용서를 구할 수가 없네.

엄마가 세상에 없어서 용서를 구할 길도 용서를 받을 길도 없어서.

그냥 이렇게 써 내려가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원망하고

엄마를 그리워하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원망이라도 할 곳이 있었던 엄마라는, 당신의 그 존재가 너무 그립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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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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