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세상을 향해 말을 걸고 싶어.
13화
실행
신고
라이킷
22
댓글
6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Unikim
Dec 06. 2024
세상을 향해 말을 걸고 싶어.
우애와 우정
"무슨 일이야~?
우리가 볼 일이 또 뭐가 있다구?!"
"왜 이래? 서운하게~
우린 큰 일을 같이한 사이 아닌가?"
"이번에 우리가 일을 하나 벌리려는데 돈이 좀 필요해서 니두 돈 쪼매 들고 들어 온나?"
"돈도 없거니와 난 손 씻었어....
더 이상 이런 일로 엮기고 싶지 않아."
"허~허~ 혹시 지금 우리말이 부탁으로 들리나?"
"뭐~?"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나 협박 같은 건데~"
"뭐 이 새끼야?"
"아우야~~~
흥분하지 말고 말로다 얘기하자고~"
도식의 친구들이 자꾸만 도식을 찾아옵니다.
매번 거절을 하여도 그들은 또 찾아오고 또 찾아옵니다.
아무래도 도식의 친구들은 도식을 놓아줄 생각이 없나 봅니다.
"내가 봤어. 니가 철석 엿공장 사장 동생 죽이는 거~
니가 그랬잖아~ 윤철이 손에 있는 장부 뺐으면서 윤철이 떠밀어서 죽였잖애"
"뭐 이 자식아~"
"잘 못 들었나 보네.
니가 윤철이 죽였잖아~~"
"그건 사고였어~"
"사고? 무슨 사고? 이 동네선 삼람을 죽이는 걸 사고라고 하나 보네.
내가 분명히 봤어.
니가 오른손으로는 장부를 뺏으려 당기고 왼 손으로 윤철을 밀=미는 거~
그래서 그놈 아가 나자빠지면서 머리를 돌에 부딪혔다 아이가....
어디서 오리발을 내미니~?!!"
"아니라구~ 난 죽이지 않았어."
"니가 윤철이 죽이는 걸 목격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야~
설마~ 목격자가 나 하나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
도식은 벌벌 떨며 뒷걸음질 칩니다.
"그때.....
그때 윤철이는 죽지 않았어.
너희가 데려갔잖아?!!
도대체 데리고 가서 윤철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무슨 짓?
무슨 짓은 니가 한 거고....
우린 친구인 널 도와준 거뿐이지....
그럼... 우정으로다 도와준 거지....
그냐? 안 그냐?"
"걱정 마. 너의 죄를 떠벌릴 생각은 아니니까.....
다만.... 네가 우리가 운명 공동체라는 사실을 잊은 거 같아서...."
"조만간 큰 판이 열릴 거야~
무임승차는 불가하니까 차비 정도만 들고 들어온 나~"
도식은 오열하며 그들을 응시합니다.
"밥은? 묵었나?"
"예. 밥은 묵었습니다."
"어무이~ 돈 좀 있나?"
"와? 뭐 할라꼬?
"아이다. 그런 게 있다.
주무이소~~~"
도식은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잘 된 거야~
이건
기회야~ 기회~~
어차피 형님에게 진 빚도 갚아야 하니......
이 방법 밖에 없어.'
무언가 결심이 선 것인지 도식은 밤새 고민을 하다가 날이 밝자 급히 어딘가를 향해 갑니다.
"오~~ 최도식이 안 죽었네.
역시~최도식이지..."
"환영한다. 친구야~~"
"이만하면 자금은 충분한 거 같구....."
"최도식~~~
최도식이~~~ 나와~~"
"무슨 일입니꺼?!!"
"수금날이 지났는데 최도식이 코빼기도 안 보이니~
직접 찾으러 왔어요~~~
최도식이 어딨수~~?"
"그게 뭔 소리요?
그 빚은 이미 내가 다 갚았잖소?"
"뭔 소리긴 빚쟁이가 돈 돌려달라고 재촉하는 소리지..."
"당신 동생이 우리한테 또 돈을 빌려 갔다고~~~
이번엔 금액이 좀 큰데~~~ 어떻데~~ 알려 드려?
대신 돈 내주실 거요?"
도과는 순간 머릿속이 하얀 백지가 되어 버리고 맙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는 묻습니다.
"얼마요?"
"2000원~ 원금만 2000원입니다만.......
거기에 밀린 이자를 더하면........"
"난 아직 내 아우에게 아무 말도 들은 것이 없으니 이마들 돌아가 주시오."
"우리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사람들인 줄 알아~"
젊은 사내들은 도과의 집을 난장판으로 만듭니다.
"하지 말라고~~~ 돌아가란 말이야~~"
아이를 잃은 충격이 아직 채 가라앉기도 전에 불어온 태풍에 도과는 이 상황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사내들을 향해 삽을 휘두릅니다.
빚을 받겠다고 찾아든 사내들도 도과도 서로의 폭력에 다치고 쓰러지고를 반복했습니다.
놀란 도과의 아내는 현민이를 데리고 뒷문으로 도망을 칩니다.
한참을 치고 박고를 한 이들은 조용해졌습니다.
적막을 깨고 이들은 몸을 일으켜 과과의 집을 떠나며 말합니다.
"오늘은 이쯤 해서 돌아 가지만 다음번엔 이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테니 최도식에게 전하쇼.
돈 갚든지 이자를 내든지 하라고~~~
아님 다음번엔 당신들의 안전 보장 못하니까 그리 아슈~~"
사내들이 돌아가고 도과는 한참을 분해하며 흐느낍니다.
자신의 처지에 좌절하여 울분을 토하기도 합니다.
그리 한참 동안 울던 도과는 너무나 조용해진 집에 어색함을 느낍니다.
주위를 돌아보니 부엌문 앞에 도과의 모친이 쓰러져 있습니다.
"어무이~어무이~ 정신 좀 차려보이소...어무이~"
도과는 쓰러진 모친을 안고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의 아내와 아들을 부릅니다.
아무 대답이 없습니다.
주변은 온통 조용합니다.
잠시 후 인기척이 들립니다.
"현민이 아부지~ 도대체 무슨 일입니꺼?"
"암 것도 아이다. 무슨 오해가 있었나 보이."
자네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그나저나 현민이는 어디있노?
"아이가 너무 놀라서 일단 옆집에 데려다 놨어요.
어머닌 보이질 않아서 못 모시고 갔어요. 미안해요...
어머닌 괜찮으시지요?"
"저~~ 가 봐라."
도과의 아내는 시모의 방으로 들어갑니다.
"어머니~~
많이 놀라셨지요? 괜찮으셔요?"
"내는 괘안타~~ 아는? 현민이는 괘안나?"
"예. 괘안습니더."
"이게 다 무신 일이고?!!"
도과의 모친은 흐느껴 웁니다.
"사장님~ 오셨습니꺼?"
"안녕들하십니까? 오늘 하루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봅시다"
"예~~~"
공장 식구들이 아침인사를 나누고 서로 작업 위치로 가 열심히 일을 합니다.
언제나 호흡이 잘 맞는 이들입니다.
"자~~~ 수고들 하셨습니다.
이자 점심들 먹으러 갑시다."
"좋지~~~"
"아니 도과 자네는 몸 좀 괜찮은가?"
"아니 얼마나 마셨으면 몸이 그 지경이 된 게야~~"
"그러게... 내가 좀 과음을 했네.... 이젠 다친 곳도 회복되고 지낼 만 허이."
"그만하기 다행일쎄"
"아~ 오늘 새 직원이 온다더니 어떤 사람인가?!!"
"아주 든든하고 성실한 젊은이지....
기대해도 좋네."
한편 공장에는 새 직원이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공장 앞을 서성이고 있습니다.
"아이고 잘 먹었네. 오늘 유난히 국밥이 더 잘 우러난 것 같은데...."
"그러게~ 맛이 좋더군,,,,"
"아~~ 난 잠시 전방에 좀 들렸다가 가겠네.
먼저들 들어 가게~"
"그럼 천천히 오게~~"
도과를 제외한 공장 식구들은 공장으로 돌아옵니다.
"아~ 왔구먼~~~"
"자~ 다들 여기 좀 보시게~~~
오늘부터 우리 공장에 새 식구가 왔네."
"인사하게~"
"안녕하십니꺼~ 오늘부터 여기서 일하게 된 최도식이라고 합니다."
"아고~ 도식아~~
오랜만이제~"
"안녕들 하셨어요? 형님들~~"
"아구~~ 날씨가 영 꾸물 거리네~~"
전방에서 공장 식구들 간식거리를 사들고 들어 오던 도과가 공장에 들어서다 도식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도식아~~~ 여긴 어쩐 일이가"
"자네 왔는가~ 오늘부터 도식이도 우리 공장서 일하기로 했네~~"
"아니~~ 사전에 말도 없이 우엔 일이고?
"그렇게 되었네......"
"자네 나 좀 보게~"
도식은 면목이 없는지 눈치만 보고 서 있고 도과가 윤석을 데리고 나간다.
"갑자기 도식이를 어디서 데려 왔노?"
"내가 윤철이 일로 알아볼 것이 있어서 우리 윤철이가 다녔던 타광엘 갔었네.
거기서 도식이를 보게 되었고.....
윤철이도 내가 조금만 빨리 탄광서 데리고 왔더라면 저리는 안 되었을 거 같아서
늘 후회하던 차에 내 자네 동생을 거기서 만나게 되었는데 가만있을 수가 있어야지~~
도과 니 동생이면 내 동생이기도 하니까.... 설득해서 데리고 왔네.
안 오려는 사람 힘들게 데리고 온 거니까 너무 나무라지 말게....
무슨 일로 도식이가 탄광에 가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난 두 번 동생을 잃을 수가 없었다네.
도식이가 맘 잡고 살 수 있게 내가 도울테니 자네도 반대하지 마시게....."
도과는 미안함에 이 상황을 받아들이려니 막막해진다.
그렇게 또 반나절이 흘러 모두들 집으로 돌아 가는데.....
"형님~~ 지는 당분간 공장서 묵고 자고 할랍니더"
"무신소리가~ 암말 말고 따라나서라."
망설이고 서 있는 도식을 향해 도과가 소리칩니다.
"퍼뜩 안 오고 뭐 하나? 얼른 온나~"
도과는 도식을 데리고 집을 향해 간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캐묻고 야단을 친다.
"그래서 그래서 온 겁니다. 지은 죄가 있어서 어찌든 갚아야 하지 않겠습니꺼."
"갚아? 죄를 갚는다고?"
"니 손 씻는다 약속을 몇 번이나 했드노?
근디 그 약속 지켰나?"
"난.... 형님아한테 진 빚 갚으려고~"
"그래서 갚았나?"
"......................"
도식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또 돈 빌려서 도박했드나?
"............................"
"니 이번엔 얼마나 빌렸노?
"천원~~~"
"천원? 천원이 어느 집 개 이름 이가?"
"글구~~~2000원이라 하던데?"
"아이다~~ 내는 1000원 밖에 안 빌렸다."
"원금이 2000원 그리고 거기에 이자가 또 있다 하데?"
"뭔 소립니까? 그놈아가 거짓브렁 한 겁니더...."
"1000원이 뉘 집 아 이름도 아니고 우짤 낀데?"
"열심히 일해서 갚을 껍니더"
"지버릇 개 못준다고.....
공연히 윤석이한테 죄 더 짓지 말고 당장 다른 일 찾아보레이"
"나는 여기서 일할랍니더. 내는 여가 좋은디"
도과는 근심 어린 눈으로 한참 동안 도식을 쳐다봅니다.
keyword
동생
친구
우정
Brunch Book
금요일
연재
연재
세상을 향해 말을 걸고 싶어.
11
세상을 향해 말을 걸고 싶어.
12
세상을 향해 말을 걸고 싶어.
13
세상을 향해 말을 걸고 싶어.
14
세상을 향해 말을 걸고 싶어.
최신글
15
세상을 향해 말을 걸고 싶어.
전체 목차 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